겨울나그네로 걷고 싶은 날에

2017. 1. 18. 18:422부· 전환기에 서서




겨울나그네로 걷고 싶은 날에



오늘은 좀 걷고 싶었다

양덕천변을 지나

메트로시티 사잇길로 해서

운동장 길마켓으로

호젓이 생각에 잠기며


추억의 육호광장을 거쳐

불종거리까지 간다

찌푸린 하늘 눈이라도 내리면

발자욱도 남으련만

무학산 마산만은

올겨울 눈구경 힘들다


분단 산하의 초병으로

군 입대 전날에도

북마산 아리랑고개를

홀로 걸으며

무거운 마음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민족문학의 길 시의 길을

다시 짚어 보고픈

2017년 전환기에 서서

무심코 보낸 하루를

반성하는 시간이다


지나온 길마다 아로새겨진

민주항쟁의 자취가

불현듯 나를 일깨운다

아직 못다 걸은

피어린 민중의 길이

저 멀리서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