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은행잎이 물드는 거리에서

2016. 11. 15. 23:291부· 나에게 주어진 길




다시 은행잎이 물드는 거리에서



찬바람 부는 불종거리의 밤

은행잎은 반쯤 물들고

오가는 이들도 한산하다


난 은행잎이 물들 때쯤이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시를 썼던 기억이 난다


저 긴급조치 9호 재심 중에

14번째 시집을 내고

손으로 보급하고 있다


명자꽃의 노점일을 거들며

양덕 시인의 집으로

출근하며 하루를 연다


그때와 다른 점은 촛불이

창동 사거리에서

무섭게 타오른다는 것


산행도 성당도 쉬는 중에

민주항쟁에 뛰어들

분노 하나만은 뜨겁다


비록 트럼프가 당선돼도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의 힘으로 연다


서해에서 포성이 울려도

국정농단 심판이란

더 활활 타오를 것이니


살림이야 다들 어렵다지만

내 가슴에 간직한

99% 희망은 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