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처럼 시인도 살아 있네

2015. 12. 8. 01:20제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겨울나무처럼 시인도 살아 있네

 

 

길가의 은행나무야 고맙다

다시 겨울을 맞으며

긴긴 날 기다려 피워냈던

나뭇잎들 떨구는구나

내 보기엔 새로운 시작이어라

가슴졸였을 시간들도

잘 버텨주었다

연말 불종거리 밤길에 서서

손꼽아보는 일들

후회없이 이루었는가

나 역시 감사하고 싶은

기도가 간절해진다

14번째 시집을 준비중이고

명자꽃과 살림을 차렸고

시인의 집을 개업하였으니

긴급조치9호 재심이

오래 걸린들 뭐 대수랴

저 겨울나무가

어쩐지 내 마음같아서

친한 벗과 술 한잔

같이 마시며 정담을 나누듯

속내를 털어놓았구나

첫눈 오는 날 우리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