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려니 생각는 하룻날

2015. 9. 15. 19:17제3부· 조금만 더

 

 

 

내 탓이려니 생각는 하룻날

 

 

저물 무렵 옥상 빨래를

걷다가 바라본

팔용산 천주산 산줄기는

노을처럼 정겨워라

올 가을 들어서

환절기 기침 감기에

몸살까지 앓으며

무우국 김치

계란후라이로

명자꽃과

늦은 아침밥을 먹고

다시 누웠다가

인제야 일어났구나

김수영 시인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라고 폭포처럼

곧은 소리를

그리워 하였건만

해당화 시인은

웬 감기 몸살에 걸려

오늘 저녁 가야 될

행사도 미사도

불확실해 지다니

내 몸살림을

게을리 한 탓인가

시라도 쓰며

하루를 챙겨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