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훗날 흔적이라도 남겨둬야지

2014. 1. 27. 05:55제1부· 길 위에서

 

 

 

먼훗날 흔적이라도 남겨둬야지

 

 

완월동 옛 동네를 지나다

그 집을 찾아보았다

골목길은 그대로건만

지난 날 자취는

재건축 공사로 지워졌구나

빤듯한 건물 틈 사이로

허물어진 채 남은

그곳에 무슨 미련이 남았길래

남모르게 눈길 주는가

가쁜 숨 몰아쉬며

울어머니 돌아가신 방

아직 헐리지 않았네

솔밭길을 호젓이 걸으며

곰곰이 돌아보니 

13권 시집을 낸 것도

2월 2일 영세를 받는 것도

다 어머니 은공이더라

내가 부대껴 온

파란많은 세월일랑

끝까지 보살펴 준

숨은 모정이 애달프구나

해당화 시인이 거쳐간

아픈 흔적도 함께

저 무학산 학봉처럼

추억 속에 깃들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