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범, 그는 왜 생을 마감했을까

2013. 11. 5. 04:13◆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

 

 

 

 

최종범, 그는 왜 생을 마감했을까

 

 

한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

젊디 젊은 32살 노동자가

아내와 돌을 앞둔 딸을 남긴 채

 

저 전태일열사의 외침처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몸부림치다 자결을 선택했다

 

모두들 살기가 팍팍해선지

숱한 죽음을 보아선지

언제부턴가 무심해져 버렸다

또 삼성인가 욕나오지만

 

노조 활동에 열성이란 이유로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면

최종범 노동열사의 죽음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따져보자

 

상상을 초월하는 탄압 속에서

너무 고통받았을 나날들은

악랄한 삼성자본의 폭력 탓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극은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아내와 자주 데이트를 하던

고향마을에서 가까운 그곳에서

그는 홀로 생을 마감하였다

 

명절과 휴일도 잊은 채 미친 듯

일했지만 생활은 힘들었던

한 가장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또 다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전태일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동료들에게 유언을 남겼다

 

폭언과 차별 없는 일터를

꿈꾸었던 한 노동자의 영정에

엎드려 절을 올리며

산 자들은 눈시울을 붉힌다

 

멈춰라 삼성은 살인을 멈춰라고

투쟁해야만 책임을 묻는다

착하고 맘이 여린 사람이었던

그의 죽음을 헛되이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