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이 칼날처럼 빛날 때

2013. 5. 7. 03:36◆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2부 새벽달

 

 

 

초승달이 칼날처럼 빛날 때

 

 

시인인 내가 어느새

안부 걱정받을

세월이 돼 버렸나

 

형님 별일없습니까

낯익은 목소리

요새 안보인다며

 

어디 아픈지 묻는

전화를 받다니

잠시 뒤 형수가

 

유동렬씨 괜찮나며

무슨 일 생긴 듯

시인을 챙겨주니

 

밥은 하루 한끼로

떼우고 술 한잔

내 거처 아는 이

 

그 아무도 없으니

행여 쓰러지면

마산의 손실일까

 

그래서 요즘 들어

여태 살아왔던

흔적을 정리하며

 

적어도 연말까지는

버텨 보려 한다

어느날 사라져도

 

후회할 일 없도록

죽을 권리도

나에겐 없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