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얼마나 멀리 와 있나

2013. 3. 22. 23:59◆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1부 유랑

 

 

 

우린 얼마나 멀리 와 있나  

 

 

나는 70년대 유신세대였지

부산대 다닐 적에

동래사거리까지 진출한

유신반대 데모가

아직도 기억이 나고

위수령이 내리자

휴교조치가 떨어졌지

그후 통기타 청바지

포크송에 빠져든

학창시절을 끝마치고

교사 재직 중

군대엘 갔지

그때 문학청년으로

창작과 비평

씨알의 소리를

애독하며 시를 쓰다가

덜컥 잡혀간 거지

통일시 1편에

긴급조치 9호 위반

징역 2년

남한산성 구경도

다하다니

김재규 중정부장때

특사로 나왔지만

불온 딱지가

그대로 남아서

80년 광주항쟁 이후

현실불만교사로 찍혀서

해직이 되었지

그러고 보면

박정희 전두환은

내겐 원수지

세월은 흘러 며칠 전에야

긴급조치 위헌

판결이 있었다지

79년 1월 포승줄에

묶여갔으니

꼭 34년 됐지

재심 명예회복 배상

단어가 어른거려

옛 생각이

절로 떠오르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악몽같은 세상인데

정작 바꿔야 할

독재권력은 그대로지

그러니 묻자

우린 얼마나 멀리 와 있나

유신시대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