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마산항에 오시려거든

2013. 3. 11. 14:26◆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1부 유랑

 

 

 

행여 마산항에 오시려거든

 

 

돝섬 하면 마산이지

오래간만에

바람쐬러 들른

그 섬은 고요했어

아픈 바다야

지금도 앓는 중

수출공단 들어서고

해양신도시 매립으로

볼품없이 됐다는

탄식이 나오지

옛 가포해수욕장을

추억해 보며

섬을 한바퀴 두르고

배타고 내린

선착장 부둣가를

걷다가 마주친

4월혁명 발원지

김주열 열사 주검이

떠올랐던 그곳

내 고향 마산항은

정작 볼 것이

검푸른 파도보다

갈매기떼보다

민주주의 혼이 스민

바로 여기였네

무학산이 지켜주고

민주시민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그날을 새기며

얘기 나눴으면 하지

꽃 한 송이

술 한 잔

바치고 절 올리는

내 마음 속

민주성지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