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사랑회 야생화 전시회 단상^^

2012. 4. 30. 06:21더불어 사는 세상/시민사회

 

 

 

 

 

 

 

 

 

 

 

 

 

 

 

 

 

 

 

 

 

 

 

 

 

 

 

 

 

 

 

 

 

 

 

 

 

 

 

 

 

 

 

내가 산야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황대권 선생의 <야생초 편지>, 돌배개 출간 <지리산> 등 책을 읽고서부터였을 터이다

 

 

 

"야생화를 경매에 부치면 되겠네요?"

"우리는 팔지는 않습니다. 취미로 할 뿐입니다"

 

산야초사랑회 한 회원의 말이다.

 

마산 3.15아트센터 야외전시장 3일째 일요일 오후 파장무렵,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귀한 야생초를 보러 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주일 정도 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 막을 내렸다. 회원들이 철수작업에 한창 바쁜데 나는 마저 사진을 찍었다. 산야초 회원들, 시민들, 지인들...등 추억의 사진을 한컷 남겼다.

 

내가 산야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황대권 선생의 <야생초 편지>, 돌배개 출간 <지리산> 등 책을 읽고서부터였을 터이다. 예전부터 등산을 다니며 간간이 풀꽃을 담아두곤 했지만, 요즘처럼 야생초, 야생화라 해서 각별한 사랑을 보내지는 않았다. 텃밭에 불쑥불쑥 피어나는 야생초는 때로 반찬, 술안주로 삼기도 했고 시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야생초 동호회의 전시회 소식을 듣고 가서 보니, 정말 희귀한 야생초들이 무려 460여개나 시민들에게 공개돼 있어 놀라웠다. 이름을 알 만한 야생화는 10개 정도 될까 말까 한지라 산야초사랑회 회원들의 실력이 남다르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산에들에 길가에 흔하게 피어난 풀꽃들은 전시돼 있지 않아 조금은 서운한 마음도 없잖았지만 이날 행사는 무척 반응이 좋았다.

 

"년 1회 내지 2회 봄, 가을에 전시회를 엽니다"

 

하기야 전시회를 준비하자면 작품, 예산, 설치 등이 만만치 않겠다. 그리고 야생초가 자연예술 분야지만 예술인단체의 선입견으론 취미생활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 지자체의 예산 지원도 문화예술 공연 행사에 비해 턱없이 빈약할 수밖에 없겠다. 아마 회원들의 회비, 약간의 스폰서로 전시회 제반 경비를 충당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야생초 전시회에서 내가 느낀 점은 산에들에 피어난 풀꽃들의 아름다움이 팍팍한 삶을 어루만져 주고 마음을 추스려 주는 남모를 힘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사회도 불안하고 사람도 불안한 각박한 세태에 그 작고 여린 야생초가 인간에게 고향의 향수, 그리움, 느림의 미학, 질긴 생명력 등을 불어넣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다녀갔고 교도관도 보러 올 정도라고 한다.

 

물론 야생화는 자연 그대로 두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지만, 도시 생활 속에서 전시회를 통해 접하니 또 다른 멋도 느껴졌다.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으니 보는 이들로서야 행복하다 할 것이다. 가능하면 생태학습장을 겸한 상설전시공간을 갖춰 보는 일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산야초사랑회의 여섯번째 전시회가 소중하게 다가온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