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남몰래 피는 꽃처럼

2012. 4. 17. 07:05시에게 말을 걸다/길바닥 시

 

 

 

길가에 남몰래 피는 꽃처럼

 

 

문상갔다가 마신 술에

몸이 축 처져서

누웠다 일어났더니

 

새벽녘 초승달이 방긋

하얀 사과꽃도

잠에서 깨어 웃는가

 

시인보고 몸살림하라

뭐라 캐든 사람

지금은 멀리 있구나

 

남은 짐 마저 버리고

홀가분히 떠나갈

거처는 이제 어디랴

 

세상을 바꾸자던 꿈은

봄꽃처럼 피어

내 마음 타오르건만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살아

들풀이 되어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