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겨울나무를 만나

2012. 1. 19. 17:18시에게 말을 걸다/함께라면 좋겠네

 

 

 

길 위에서 겨울나무를 만나

 

 

겨울나무에 눈길 머문다

잎들 다 떨어버리고

새봄을 기다리는 마음

용지못가에 서서

비바람 맞고 있는

그 모습이 남같지 않아

살며시 말 건네보며

어린왕자처럼 묻는다

"넌 어디서 왔니?"

지구별의 생명 나무들

아득한 태고적부터

사람과 관계를 맺은

뗄 수 없는 이웃들

스산한 겨울을 버티는

서민들의 살림처럼

헐벗은 풍경을 보니

꼭 내 마음 같다

길을 걷다가 마주쳐도

제대로 인사 한번

나눈 적 없는 겨울나무

빗 속을 걸으며

오늘따라 친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