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전통음악축제 첫째날 가곡^^

2011. 10. 14. 08:31지역 문화행사 소식/문화읽기

 

 

 

 

 

 

 

 

 

 

 

 

 

 

 

 

 

 

 

 

 

 

 

 

 

 

 

 

 

 

 

 

 

 

 

 

 

 

 

 

가곡전수관 2011 전통음악축제 Slow Music Festival 가곡, 판소리, 범패

 

 

경남 마산 산복도로 봉화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가곡전수관(관장 조순자)이 <2011 전통음악축제>(10.13 목~ 15 토)를 개최하였다. 유네스코 등재 한국의 3대 성악곡인 "가곡, 판소리, 범패"를 가곡전용연주장 영송헌에서 시민들과 함께 우리 음악의 정수를 좋은 울림으로 펼치고 있었다. 이곳 가곡전수관은 '목요풍류'라 해서 매주 목요일 저녁 우리가곡을 선보여 지역사회에 유명세를 탔고 애호가층도 두텁다. 폰메시지를 받은 지는 꽤 됐지만 그동안 이런저런 행사 모임이 겹쳐 들르지도 못했다가, 이날 마침 가곡전수관 가곡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다. 그냥 목요풍류려니 생각했는데 웬걸 3일간 열리는 가을밤 전통음악축제여서 저으기 놀랬다. 그것도 "Slow Music Festival"이었다.  

 

"가곡"이란 '시조시에 피리, 대금, 가야금, 거문고, 해금, 장고의 반주에 얹어 5장 형식으로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로 시조, 가사와 함께 조선시대 상류사회의 정가로서 높은 예술성을 지닌다.' 요즘 우리가곡 부르기 모임이나 행사가 적지 않은데, 이는 현대시에 곡을 붙였거나 학창시절 즐겨불렀던 국내외 가곡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가곡은 우리 고유의 전래 악기를 활용한 전통음악을 뜻한다고 봐야 한다. 나도 처음에 혼선이 생겨 가곡전수관이 뭔가 하고 의아해하였는데 인차 알고 보니 차원이 달랐다.

 

다리도 피곤하던 차에 가곡이나 들으러 가서 좀 쉬자 맘먹고 갔다가 의외로 새로운 문화쟝르를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국문학을 전공했고 학생들에게 고전문학 중 향가, 고려가요, 시조, 가사 등을 가르쳤건만 시조창을 가곡이라 해서 듣기는 실로 오랫만이었다. 뭐 국악 정도로 치고 따분한 감마저 들었던 기억이 없잖은데, 막상 영송헌에 앉아 들어보니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는 전통음악 가곡이었던 것이다. 축제의 계절은 보통 대중가요, 밴드, 춤 등이 황홀한 조명과 함께 쿵작거리는 게 다반사인데, 아득한 조상 전래의 악기에다 시조창이라니 백문이불여일견이란 표현이 딱 맞겠다.

 

 

 

빛보다 빠른 기감의 전달이 좋은 울림의 에너지로 이루어져야 좋은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가곡전수관"은 겉보기보다 내부시설이 뛰어났고 2층 베란다가 널찍해 카페를 연상케 했다. 공연장 무대, 객석, 조명, 촬영장비 등이 웬만한 소극장보다 잘 갖춰져 있었다. 그리고 가곡전수관 직원들의 홍보 솜씨가 언론, 홈페이지, 폰메시지, SNS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줘야겠다. 또 지역인사들 중 노키아 이재욱 회장을 여기서 만나 인사를 하였고 지장농법, 심장병어린이 등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 한일친선협회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하였고 행사팜플렛, 다과, 뒷풀이 뷔페 등 축제준비가 인상깊었다.

 

2011 전통음악축제 첫째날 가곡은 영송헌 무대 영상스크린에 시조시 5장, 형식 자막이 흐르며 남창, 여창, 남여창이 전통악기 연주와 함께 척 펼쳐졌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시작되는 시조창은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에다 느린 창법으로 부르니 제법 운치가 있었다. 조선시대 사대부 양반계층의 풍류가 얼핏 떠올랐다. 판소리, 잡가 등 민중예술과는 구별된다지만 지금에 와서 들으면 어차피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유산인 셈이다. 공연은 7시 30분에 시작해 9시경까지 계속되었는데 분위기가 꽤 진중한 편이었다.

 

조순자 관장은 가곡전수관 개관 이후 다섯번째로 여는 전통음악축제의 모시는 글에서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문화유산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3대 전통성악곡인 가곡, 판소리, 범패를 3일동안 펼쳐 보려 한다. 빛보다 빠른 기감의 전달이 좋은 울림의 에너지로 이루어져야 좋은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행사 취지를 밝히고 있었다. 지역사회 시민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며 전통음악의 좋은 울림이 개인과 사회를 밝게 하려는 의지가 야무져 보였다. 나로서는 행복한 가을밤을 좋은 울림과 함께 보내게 돼 내심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