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고무학산악회 경주 금오산 산행길에서^^

2011. 7. 26. 05:22산행기/답사·산행·동문

 

 

 

 

 

 

 

제3기 회장 출범 이후 7월 4째주 일요일 첫 정기산행으로 

 

마산고무학산악회(회장 정태규 24회, 카페 http://cafe.daum.net/Misgood)가 제3기 회장 출범 이후 7월 4째주 일요일 첫 정기산행으로 경주 남산 금오산(468m) 산행길에 올랐다. 폭염도 수그러들어 제법 시원한 날씨 덕분에 발걸음도 가뿐하였다. 휴가철 시작 무렵이라 처음 참가한 동문 및 가족들도 더러 보였고 만차에 육박해 등산동호회의 자부심을 더해 주었다.

 

신라 천년고도 경주 남산은 불국토로 유명한 명산으로 여러 번 다녀온 회원들이 많았다. 정회장도 10여차례 다녀왔지만 진면목을 볼려면 미흡하단다. 40여 계곡을 낀 남산은 고위산(494m), 금오산(468m) 2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완만한 동남산과 골이 깊고 가파른 서남산으로 나누어진다. 마애불, 돌탑 등 불교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구경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다리 아픈 줄 모른다고 할 정도다.

 

 

 

 

 

 

 

 

 

 

 

 

 

 

 

 

 

 

 

 

지금까지 문화유적을 잘 보존한 덕택에 경주는 관광 인파가 끊이지 않는 천혜의 고장으로 

 

산은 나에게 무한한 영감을 불어넣는다. 뭇 생명을 품어주고 산에 드는 길손을 반겨맞는다. 아득한 태고적 산에서부터 생활을 꾸렸을 선조들의 자취와 그 고장의 내력이 담긴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사실 신라는 외세인 당나라의 힘을 빌어 요동땅까지 위세를 떨쳤던 한민족의 기상이 서린 고구려를 멸망케 한 삼국통일을 이룩해 내심 못마땅하긴 하지만. 훗날 임진왜란, 한국전쟁을 거치며 지금까지 문화유적을 잘 보존한 덕택에 경주는 관광 인파가 끊이지 않는 천혜의 고장으로 발돋움하였다.

 

그리고 산이 주는 매력은 야생초이다. 산길을 걸으면서 작은 풀꽃 하나,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를 주위 경관과 함께 감상하게 된다. 물론 사진도 촬영하면서 산길을 오른다. 단체산행이라 뒤처지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놓치지 않는다. 선두, 중간, 후미 대열에 무전기 3대를 갖고 서병기 사무국장(32회), 유동명 산행대장(42회), 김종권 산행부대장(42회)이 가이드를 하고 혹 컨디션이 안좋은 회원이 보이면 끝까지 책임진다. 이날 해바라기, 싸리꽃, 토끼풀, 민들레, 고들빼기꽃, 솔방울, 도토리나무, 봉숭아, 산나리 등 여름꽃 야생초들이 반가웠다.

 

금오산 상선암 가는 초입에 목잘린 돌부처상, 큰 바위에 새긴 마애불이 눈길을 끌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합장을 하고 둘러보는 회원들의 얼굴엔 감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예전에 문화유산 답사를 다녀온 곳이기도 하였지만 이제 와서 보니 느낌이 또 새로웠다. 답사와 산행을 겸하기에 맞춤한 남산은 불교문화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불러 일으킨다. 송세혁 부부(24회), 제갈웅(33회 산행대장), 권오웅(36회 회장), 박윤동(37회, 초대총무) 등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였다.  

 

 

 

 

 

 

 

 

 

 

 

 

 

 

 

 

 

 

보살 한분이 건네주던 송편 공양이 유달리 고맙게 느껴졌다

 

대한불교 조계종 상선암은 바위벼랑 아래 소박한 산중절집이었다. 금오산 오르는 길에 만나는 첫 사찰인 셈이다. 회원들 중 합장하며 부처님전에 절을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으례 절에 가면 물맛도 보는 법인데 한여름 샘물이 시원스러웠다. 절의 유래도 불어봐야 됐는데 스님과 대면할 기회가 없었다. 보살 한분이 건네주던 송편 공양이 유달리 고맙게 느껴졌다. 중생들에게 힘내라고 베푸는 자비심이라고 할까. 나야 무심코 받아 먹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여느 절에도 없는 불심의 발로로써 포교 역할도 톡톡히 하는 것 같았다.

 

우리문화유산이 대부분 산중에 산재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불교유적이 유교문화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경주 남산이야 더할 나위가 없는데, 목잘린 부처상은 숭유억불정책의 소행이라고 한다. 지리산 마고할미상 훼손은 왜놈들이 민족신앙을 말살하기 위해 저지른 소행이라고 한다. 지금이야 유불선, 가톨릭 기독교 모두 서로 존중하고 교류도 하는 세상이 됐지만. 하여튼 상선암은 번듯하지 않고 의외로 소박해서 산에 드는 이들이 친숙하게 드나들며 불공드리기 맞춤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경주 남산은 큰바위군이 장관이었고, 그 바위들에 새겨진 불심이 가슴을 울렸다

 

상선암을 지나 계속 올라가니 다시 마주친 바위벼랑에 새긴 마애불이 클로우즈업되었다. 절벽에 이만한 부처상을 새겨넣기란 예사 정성이 아니었다. 긴 세월 동안 마모됐을 법도 한데도 형상이 또렷하였다. 합장하는 사람들,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로 인기를 누렸다. 같은 24회인 정태규 회장, 송세혁 회원이 정답게 포즈를 취했다. 나는  절벽 아래쪽 바위숲에서 참던 오줌을 누다가 영지버섯을 보는 행운을 차지했다. 육안으로는 독버섯이려니 해서 따지는 않았지만 사진으로 보니 영지가 분명했다.

 

경주 남산은 큰바위군이 장관이었고, 그 바위들에 새겨진 불심이 가슴을 울렸다. 가히 불국토다운 산이었다. 바위벼랑 위로 난 산길을 가며 저 아래 마을을 굽어보는 멋도 있었다. 비록 안개에 가려 흐릿하였지만 벼논, 시가지 등이 조망되었다. 마침 한너울우리문화사랑회(http://cafe.daum.net/64woori?t__nil_cafemy=item) 왕구상 회장(42회)이 바위 끝에 아슬하게 걸터앉아 있길래 한컷 남겼다. 산행대장, 부대장이 무전기를 들고 맨나중에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 미소띤 모습이 일품인 정태규 회장, 김수길 총동창회 운영위원(25회), 김병헌 회원(32회), 서병기 사무국장, 여성회원 등 무학산악회 회원들이 다리쉼하는 모습을 촬영케 됐는데 행복해 보였다.

 

 

 

 

 

 

 

 

 

 

 

 

 

 

 

 

 

 

 

 

 

 

 

 

 

 

 

 

 

산행코스 약도, 대열 인원점검에 보다 신중을 기했으면

 

드디어 금오산 정상에 도달했다. 무학산처럼 산봉우리가 아니고 평평한 곳에 자리잡은 표지석이 반갑게 다가왔다. 경주 남산 2개봉 중 1개인 금오봉 또는 금오산에서 기수별로 추억의 기념사진을 남겼다. 날씨도 받쳐주었고 볼거리도 많다 보니 그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었던 산행길이었다. 이쯤 해서 각자 준비해온 점심보따리를 풀어놓고 나누어도 먹었다. 출발할 때 차 안에서 아침요기로 김밥 한 줄씩을 주었는데 김수길 선배가 또 하나 주길래 먹었더니 점심생각이 별 없었는데, 막걸리 서너잔에다 쌈밥을 챙겨 먹었다.

 

최다참가기수는 5명 이상이참석한 24회, 36회, 42회 등이었다. 앞으로 재래시장 상품권 시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인제 하산코스를 용장골로 해서 용장마을로 갈 것인데, 군사정권때 닦은 임도가 잘 나 있어 그 길로 죽 가다보면 통일전으로 곧장 통한다. 실상 산행코스는 그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경주 남산은 산행리본이 안 보여 일행 중 몇 회원들이 임도를 따라 하산 목적지 정 반대편으로 가 버린 일이 발생했다. 도착해서 뒤늦게 합류하긴 하였지만 산행코스 약도, 대열 인원점검에 보다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푸른 바위벼랑길에 의연히 선 오래된 돌탑에 서린 비원같은 게 가슴에 뭉클했다

 

하산코스인 용장마을로 내려오는 길에 용장골 삼층석탑을 보았다. 경주 남산지구 금오산 산행길의 백미라 할 만하였다. 푸른 바위벼랑길에 의연히 선 오래된 돌탑에 서린 비원같은 게 가슴에 뭉클했다. 정회장이 설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카메라가 찰칵찰칵 이 고탑을 담았다. 나도 시를 한 편 쓸까 싶었다. 언제 다시 오마고 하고 계속 내려가니 이번엔 목잘린 불상이 또 나온다. 비장한 감마저 드는 저 불상도 보물이다. 용장골은 김시습이 7년간 은거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였다.

 

단체산행길이라 세세하게 문화유적을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인상은 깊게 남아 있다. 하산길도 비교적 순조로웠다. 좁다란 바위길 구간이 좀 미끄럽긴 하였지만. 용장마을에 도착하니 지나온 산줄기들이 새삼 뒤돌아보고 싶어졌다. 관광버스로 나머지 일행과 합류키 위해 통일전으로 향하였다. 나중에 산행지도를 보니 정 반대편이었다. 경주에 와서 보니 여기저기 월성 원자력발전소 핵폐기물 저장소 건립을 반대하는 플랑카드가 나붙었다. 통일전 주차장 한켠에서 마산고무학산악회 정기산행의 뒷풀이를 하였다. 정태규 회장이 모두가 값진 추억을 남긴 경주 남산지구 금오산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을 격려하며 건배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