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게토, 우토로를 지켜라^^

2010. 11. 4. 06:48더불어 사는 세상/시민사회

 

 

 

 

2010년 11월 3일 학생의 날 기념 <아름다운 게토> 영화상영이 있었다.

일제하 광주학생운동 맥락에서 재일동포 우토로 주민들의 마을사수 이야기를 생각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이미 언론을 통하여 널리 알려진 독립영화로서 김재범 감독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장장 9년 6개월을 찍은 다큐영화를 보면서 재일조선인 문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각인케 되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함 경남지부 마산지회 선생님들, 마창지역 고등학교 학생들, 시민 등이 함께

창원시 3.15 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민족의 비애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행사장 입구에 학생들이 처한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두발, 입시 등 교육 여건을 꼬집는 대자보가 전시돼 인상깊었다.

성적 위주의 과열 입시경쟁으로 내몰리는 한국 학생들의 아우성처럼 느껴졌다.

여는 마당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먼저 사람이 되어라" 애니메이션 상영이 이루어졌다.

공부만 강요하는 학교에서 탈출해 산으로 간 아들을 찾아 교사, 부모가 사람이 되어라며 내려올 것을 종용하는 스토리였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가 사람의 얼굴을 벗겨 고릴라의 얼굴을 드러내며 '공부를 못해서 고교 동창회에도 못 나간다'며 

눈물을 흘리는 광경을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찌 보면 세태 풍자극이기도 하였다.  

 

 

 

 

 

1941년 경남지방에서 일본으로 비행장 건설 징용에 끌려간 한국인들이 <우토로 마을>을 이루어 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제 패망으로 당시 교토부 우지시 강제징용 2000명 조선인 중 1300여명은 방치됐고 초근목피로 연명케 되었다.

그 조선인들이 바로 우토로 51번지 재일동포들이다. 닛산자동차가 그 땅을 서일본식산에 팔면서 재개발사업이 추진됐는데,

1989년 우토로 주민들에게 철거계고장이 날아들었고 긴긴 법정투쟁이 벌어졌지만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주민들은 최종 패소하였다.

한국인들을 강제징용해 짐승처럼 부려먹고 급기야 재일동포들의 마을마저 뺏으려 든 것이다.

99년 6월부터 장장 9년 6개월을 무비케메라에 우토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재범 감독은 독립영화 <아름다운 게토>를 남겼다.

그의 말에 의하면 아내와 함께 서울 대학로 주점에서 돈을 모아 취재 경비를 마련했다니 놀라운 열정이었다.

 

 

 

 

 

영화 속에서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묻는다. "집이 철거당하면 넌 어떻게 할 거니?"

뭘 그런 걸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아이가 답한다. "그럼, 친구네 집에나 가야지." 그 아이가 이제 대학생이 되었다.

재일동포 2세들의 개인주의적 스타일을 짐작케 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직장, 결혼으로 점차 부모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감독은 우토로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유대인 게토와는 달리 활기에 넘치는 아름다운 게토를 발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때 이 문제가 국회의결을 통과해 토지 매입비 30억을 결정해 놓고도

 아직도 집행되지 않아 무척 안타까웠다. 총련계 활동가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불신 때문이라는데,

우토로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 문제와 같은 맥락으로서 일본정부에 당당히 맞서 재일동포들을 구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우토로 마을 주민들의 외로운 싸움은 일본인들은 물론 한국사회 시민사회단체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우토로를 지키자는 캠페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광범위한 시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모금운동도 전개되었고 일본정부를 상대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여론도 빗발쳤다.

 급기야 한국정부도 우토로 지원 국회의결을 하였고, 우토로 주민들이 청와대 외교통상부 국회까지 방문해 호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2005년부터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아름다운 재단, 한겨레21 등의 모금캠페인, 2007년 11월 국회 30억 지원 의결로

 국민 모금액까지 더해 44억이 마련됐지만 토지매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환율이 치솟아 58억으로 치솟은 탓도 있지만 정부지원금이 집행되지 못한 탓도 크다.

99년 당시 320명 주민이 지금 200명으로 줄어들었고, 아이들은 젊은이가 되어 직장과 배필을 찾아 마을을 떠났다.

그러한 가운데 재일동포 마을 우토로는 점점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러고도 살아지는 삶의 기록이 풍물소리처럼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게토> 독립영화였다.

일제가 한국민족에게 저지른 만행을 돌아볼 때, 우토로 문제는 일본정부가 한일간 화해의 입장에서 대승적으로 처리해야 마땅하다.

박근혜 사진이 내걸린 우토로 마을 한 가정의 풍경도 이해할 만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주민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마신 그때 추억으로 걸어두고 있다고 한다.

또 한 주민은 한일협정을 거론하며 우토로 문제의 정부차원 대책을 촉구하였다.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민들의 관심과 문제해결 촉구 운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11월 3일 학생의 날을 기념하여 열린 독립영화 상영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김재범 감독을 모시고 소주 한잔을 나누면서 조촐한 뒷풀이를 가졌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만나 경남사람이 대다수인 우토로 주민들 중 재일동포 1세대 노인네들을 초청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나왔다.

아름다운 게토 독립영화를 선보여 준 김재범 감독과 우토로 마을 주민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