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고무학산악회 의령 자굴산을 밟다^^

2010. 9. 27. 12:39산행기/답사·산행·동문

<의령 자굴산>은 남명 조식과 그의 제자 곽재우가 수도를 했던 진산으로 호국의 얼이 스며 있다. 무학산보다 높은 897m였지만 백련사- 중봉- 정상- 바람듬- 진등- 절터샘- 내조마을 코스는 의외로 순탄하였다. 마산고무학산악회(회장 정태규)가 추석 연휴 마지막날 관광버스 만차로 경남 근교 산행을 다녀왔다. 가을 기운이 완연한 산과 들은 발걸음을 가뿐하게 만들었다.

 

 

 

산 뒤쪽에서 정상을 거쳐 산 앞쪽으로 내려오는 제법 긴 여정이었다. 백련사까지 가는 길도 길었고 땀도 꽤 흘렸다. 15회 김기현 원로동문, 17회 김만식 무학산악회 고문이 참석해 이날 자굴산행은 여느때보다 탄력을 받았다. 강진의 백련사와 이름이 같은 <자굴산 백련사>는 고즈넉하였다. 여기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곧장 산길을 타고 오르기 시작하였다.

 

 

 

 

<산길>은 오르막이 있는가 하면 중간 오솔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다. 숨이 차고 다리도 아프기 마련이지만 그만큼 힘들여 올라야 산행의 묘미를 맛본다고 한다. 정상까지 줄곧 오르막길이 계속되고 너덜지대가 몇 되었다. 자굴산의 유명한 점은 기암괴석 바위라는데 직각바위가 군데군데 보여 특이했다. 길섶의 산국이 방긋 웃고 있었다.

 

 

 

<안전산행>을 위해 무전기가 3대 가동되었다. 그러나 산행은 자신의 의지와 체력이 우선이라 스스로 책임지고 올라야 한다. 무학산악회는 애초 700m 근교산을 타기로 하였지만 8월 순창 강천산을 비롯해 원거리 산행을 자주 갖기로 하였다. 10월은 무주 적상산을 갈 예정이다. 부부동반, 여성회원들 참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관광버스가 만차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자굴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풀꽃향기가 솔솔 나는 산길을 걸으며 심신을 챙긴다. 푸른 숲, 바위, 야생초의 기운을 받으며 한걸음씩 내딛는 산행길이 보람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의령군의 평야지대가 황금물결로 펼쳐져 있다. 풍년이 들어도 쌀값 하락땜에 농민들 시름이 깊다고 한다. 굽이치는 산줄기가 저 멀리 보인다.

 

 

 

<정상 너른 터>에서 점심을 나눠 먹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자굴산에서 내가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멀리 지리산 천왕봉까지 조망된다는 사실이었다. 의령에서 산청이 가까우니 그럴 만했다. 올라올 때야 다들 힘들었겠지만 막상 정상에 서니 마음이 흐뭇하였을 터이다. 사방을 둘러보니 아득히 펼쳐진 산과 들의 풍진세월이 내 가슴에 안겨오는 듯했다.

 

 

 

<하산길>에 접어 들었는데 한참 걸렸다. 중간중간에 마주치는 바위들이 볼 만했다. 오솔길이라 걷기도 수월했다. 사실 초행길이라 지도도 챙겨왔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었다. 등산객들이 더러 보였다. 깊섶에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 줍다가 도토리에 미끄러지는 진풍경도 보였다. 야생동물 먹이 하도록 그냥 두는 게 나은데 애교로 봐 주자.

 

 

 

숲속길을 내려가는 <무학산악회 회원들>의 뒷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38년 전, 10년 전 이곳 자굴산을 다녀간 동문들도 있었다. 경남등산동호회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규영 사무총장, 김만식 고문도 그러했다. 24회 정태규 회장, 32회 서병기 총무 등 동문들이야 전국의 산을 안가 본 곳이 없을 정도니 말할 필요도 없겠고. 최다 참가기수인 39회는 단결력이 좋았다.

 

 

 

<진등>을 타고 내려와 절터샘에 다다라 목을 축였다. 산능선에 선 모녀바위가 이채로왔다. 내려오며 보니 길 색깔이 붉어 물으니 현무암 지대라 한다. 이장백 산행대장이 사진을 찍느라 뒤쳐진 모양이다. 나중에 연락이 안돼 법석을 떨었지만 밧데리가 소진돼 그랬다니 다행이었다. 젊을 때 너무 산을 타도 나이 들어서 무릎땜에 고생이라 하니 참고해야겠다.

 

 

 

<내조마을>까지 무사히 내려와서 널찍한 주차장에 집결하였다. 농촌 풍경이 눈에 확 들어왔다. 두엄 냄새도 풍겨 아련한 고향 정취를 느끼게 하였다. 자산루 정자 옆 공터에 막걸리와 안주를 펼쳐 놓았다. 여기서 오늘 산행의 뒤풀이를 할 참이었다. 건배제의, 즉석 노래자랑 등으로 회원 친목을 다졌다. 17회 김만식 고문이 단연 인기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