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너울 여름캠프 독락당 다녀오다^^

2010. 8. 18. 06:44산행기/답사·산행·동문

한너울우리문화사랑회(http://cafe.daum.net/64woori?t__nil_cafemy=item)가 8월 15일~ 16일 양일간 경기도 양평군 삼성2리 독락당으로 <여름캠프>를 다녀왔다. 만취당 운영위원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여정은 문화유산답사 모임답게 이동중에 남천 계곡, 여주 신륵사, 세종대왕릉, 양평 레일바이크 등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 아침 8시 마산역에서 출발해 경기도길을 달리니 남한강 물결이 폭우로 굽이치고 연도의 논에는 벼들이 익어가고 있었다. 본시 여행의 감흥도 자신이 보고 느낀 만큼 각자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리라.

 

 

 

왕구상 회장을 비롯해 10명이 참여한 오붓한 여름여행이었다. 경북, 경기 지역은 기습호우로 계곡물이 급류로 바뀌고 침수피해도 적잖았다.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폭우땜에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운전의 달인들 덕에 무사히 달렸다. 명승지를 거쳐 가다 보니 정작 독락당에는 밤 9시경에 도착했다. 중간에 메기쏘가리탕으로 점심을 먹고, 도로변의 아오리사과 배도 사서 넣고 해서 양평군 청운면 삼성2리 깊은 산골마을에 자리잡은 만취당님의 <독락당>에 오니 도시와 사뭇 다른 풍경에 다들 감탄하였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 여주 남한강변 <신륵사>를 둘러본 게 인상깊었다. 단체로 기념촬영도 했고 유서깊은 고찰의 이모저모를 둘러보며 감개무량해졌다. 흙탕물로 굽이치는 남한강도 현재 4대강 사업중이라 여강선원, 이포보가 비상이다. 반대 플랑카드가 입구에 내걸려 눈여겨 보았다. 바위벼랑 위에 선 다층석탑이 이날 시선집중을 받았다. 강과 산을 에두른 신륵사는 석탑이 여느 절과 달리 유별나게 와 닿았다.

 

 

 

<한너울>은 우리문화유산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여름캠프지로 이동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터인데 본성은 어쩔 수 없었다. 물론 정기답사 일정은 아니었다. 경기도 일원은 무궁무진해서 빙산의 일각을 본 격이었지만 나로서는 무척 뜻깊은 여정이었다. 남한강 하면 떠오른 것이 신경림 시인의 의병항쟁을 다룬 장시 "남한강"이었다. 그리고 현재 4대강 반대 농성중인 이포보였다. 또 해방 65주년이 되는 이때 하필 을지훈련이 막 시작될 참이었다. 전쟁의 기운이 감도는 한반도를 생각하니 씁쓸해졌다.

 

 

 

<독락당의 밤>은 쉽사리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가는 빗방울이 듣는 베란다에 누우니 풀벌레소리가 교향악을 연주하듯 울려 퍼지는데 마치 평화의 화음같이 들렸다. 생명, 환경, 평화가 바로 당대의 화두가 아니던가. 밤하늘엔 은하수가 뜨지 않았지만 내 젊은 시절 첫 발령지인 백운산 자락의 중학교 마을 풍경이 아련히 떠올랐다. 산천이 수려하고 주위 풍경이 청정한 이곳에 오니 자연 농촌마을 생각이 났던 것이리라.

 

 

 

새벽이 밝아오자 안개서린 독락당 별장이 한층 아름답게 느껴졌다. 산과 계곡을 끼고 나무숲이 울창한 산중에 현대식으로 지어진 아담한 전원주택이었다. 주인장이 해외출장중이라 아쉬웠지만 고맙게 잘 썼다. 모두 하룻밤을 묵으며 이런저런 감회에 젖기도 하였으리라. 준비해 온 음식도 해 먹고 놀기도 하였지만 <산중의 정취>를 맛본 게 그중 으뜸으로 치고 싶다. 1급수 하천인 산성천에서 물놀이도 하며 동심으로 돌아갔고 수제비로 점심을 해 먹기도 하였다.

 

 

 

<양평군>은 볼거리가 참 많은 고장이었다. 일정상 레일바이크 철로여행 코스만 거쳐갔다. 보기보다 손님들이 많아 놀랬다. 나야 용문산을 타고 싶었지만 후일로 미루기로 하였다. 월요일 귀가길에 경북에서 폭우를 만났다. 저녁을 먹고 일어서니 집중호우였다. 나중에 뉴스를 검색해 보니 전라도 일원, 대구 일원의 침수 피해가 막심했다. 마산 도착 시간이 밤 11시경이라 다들 피곤한 여정이었겠지만 추억 속에 간직할 한너울 여름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