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너울의 담양 우중답사길에서^^

2010. 7. 13. 14:43산행기/답사·산행·동문

한너울우리문화사랑회(http://cafe.daum.net/64woori?t__nil_cafemy=item)(회장 왕구상)가 220미리 호우 속에서 전남 담양 일원을 답사하였다. 문창문화연구회(이사장 한석태)와 함께 공동답사를 한 셈인데 40여명이 참석해 뜻깊은 여정이 되었다. 7월 11일 일요일 관광버스 안에서 한너울 소식지 <온새미로>를 참고하며 왕회장의 자상한 해설로 사전지식을 쌓고 송강 정철 동영상도 보았다. 문창의 한석태 이사장, 심대보 전이사장의 재밌는 설명도 같이 듣게 돼 이날 답사길이 무척 유익할 것 같았다.

 

 

 

첫 여정은 <가사문학관>이었다. 비는 줄기차게 쏟아졌지만 회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해설사의 안내로 담양 영상물과 전시관을 둘러보았는데, 사미인곡 면앙정가 서책과 서예작품이 인상깊었다. 정철, 송순 등 문인들의 작품을 직접 보니 당시의 문학혼이 실감났다. 물론 양반가사가 주류지만 조선후기 양반제도 붕괴, 한글상용화, 평민의식 성장을 감안하면 서민가사도 많을 법한데 조금은 아쉬웠다. 허난설헌의 규원가를 보니 좀 나았다.

 

 

 

 

잠시 <식영정>을 둘러보았다. 정철 등 당시 문사들이 성산의 자연과 더불어 시문을 짓고 교류한 정자였다. 옷도 신발도 흠뻑 젖었지만 제법 운치가 느껴져 좋았다. 성산별곡 시비도 있어 제 격이었다. 전시관과 다른 감흥을 여기에서 맛보게 되었다. 곧바로 다음 일정인 소쇄원으로 향했다. 민간정원으로서 으뜸이라는 소쇄원 원림은 꽤 유명해서 담양의 보물이라 할 것이다. 이날 답사길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였으니까.

 

 

 

<소쇄원>은 기묘사화로 숨진 조광조의 제자 양산보가 벼슬길의 무상함을 깨닫고 고향 담양 창암촌 산기슭 2천평에 꾸린 별서정원이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자연 그대로의 조경미를 살려 정자를 갖춘 원림이었다. 대숲 무성한 구에서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사무친 듯 콸콸 흘러가는 계곡 외나무다리를 건너 광풍각에 다다랐다. 여기서 상세한 설명을 들으니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다 둘러보려면 한나절은 족히 걸릴 유서깊은 정원이었다.

 

 

 

 

호우땜에 <제월당>까지만 가 보았다. 주위 풍광이 수려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되었다. 어느새 점심때도 다 되었고 회원들의 사기도 고려해야 했기에. 빗 속에서도 소쇄원을 촬영하고 관광하는 이들이 보였다. 전남 북단에 위치한 담양은 관광문화, 볼거리, 먹거리가 잘 갖춰져 있었다. 왕회장이 특별히 담양의 떡갈비 한정식을 점심메뉴로 선택해 회원들이 음식문화를 접할 기회가 되었다. 동동주, 잎새주도 곁들여 우중답사의 정취를 한결 더하였다.

 

 

 

 

다음 코스는 <명옥헌>이었는데 소쇄원과 같은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장마비가 넘쳐났다. 널찍한 연못이 일품이었고 268년 된 느티나무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서 단체기념촬영도 하였다. 온새미로 소식지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는데 무려 1386평이나 되는 정원이었다. 어린이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이어서 마음이 흐뭇해졌다. 유명한 떡갈비 정식을 먹고 난 후라 새벽잠을 설쳤을 회원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다음 여정은 <삼지천 마을>이었다. 슬로우시티 달팽이축제, 돌담길로 이름난 아늑한 고장이었다. 창평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며 문화유산해설을 맡는다니 놀라웠다. 해설사의 안내로 우리 고유의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의병장 고재선 가옥, 여러 한옥, 쌀엿집 등을 두루 돌아보며 견문을 넓혔다. 마을 논, 뒷산, 마을길, 한옥 등이 정말 아름답게 펼쳐진 곳이었다. 걸어가며 하나하나 자상한 설명을 들으니 절로 살고 싶은 마을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로써 일정이 끝난 듯하였으나 <한국대나무박물관>과 <메타세쿼이아거리>를 마저 둘러보았다. 담양은 대나무가 유명하고 죽공예 제품 또한 뛰어난 고장이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걷기 좋은 숲길을 걸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빗 속에서 동동주도 맛보며 마지막 여정을 보낸 것이다. 회원들 중 문화유산에 박식한 이들도 있어 주워듣는 수확도 있었다. 왕회장이 역시나 견문이 넓었고 배우는 바가 적지 않았다. 창원의 집에도 이런 숲이 잇다는데 한번 가 봐야겠다. 한너울이 3년 전 첫 답사지로 택한 담양 일원의 우중답사는 우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여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