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피고지는 여수블루스

2010. 4. 26. 16:05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4부·오월, 내 마음의 순례길에서

 

 

 

 

 

동백꽃 피고지는 여수블루스

 

 

전라도 여수 답사길에서

내가 본 것은

바닷바람에 흩날려

떨어진 동백꽃이었던가

사무친 듯

밀려오던 파도였던가

 

항구의 봄은 평화로웠건만

저 종고산에 핀

진달래에는

찢기운 산하의 아픔이

꽃망울처럼 맺혀

겨레의 비원을 새기누나

 

오동도를 한바퀴 돌면서

내 가슴에 메아리친

여수블루스 옛 노래여

순천만 갈대숲에도

여수항 갯바위에도

그날 역사의 자욱 서렸네

 

여수는 항구였다 노래부른

슬픈 땅의 이야기가

세월은 멀리 흘러왔어도

철썩 갯바위를 쳤거니

칼의 노래 쟁쟁한 진남관에서

진혼가를 바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