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미안해> 출판기념회에서 무엇을 느꼈나?

2010. 3. 4. 02:4299%서민 희망찾기/진보정당

 

 

창원 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역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가. 현재 지지율과 여론조사를 접하고 마음이 무겁다. 석영철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회 중소상인살리기운동본부장의 반송동 상가빌딩에서 개최되는 <언니, 미안해> 출판기념회 장소로 가면서 떠올린 상념이다. "한 점 불씨가 들불로 타오르다"는 말이 자꾸만 생각켰다. 이 땅의 99% 국민인 노동자 서민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을 돌이켜 볼 때,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야만 한다는 절박함에서였다. 반송동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며 주민들과 친해진 석위원장은 야무진 사람이다. 블로거로서 무언가 해야만 되었다.  

 

  

 

창원 반송시장 내 미건빌딩 7층에 들어서니 강당은 축하객들로 물결쳤다. 역시 출판기념회가 인기있구나 싶었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사무처장 석영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던 노동자이다. 그가 마이크를 잡으면 대중들이 따라주고 움직인다. 그만큼 평소 신망이 두텁고 활달한 성품을 지닌 민주노동당 일꾼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반송동에 일찍부터 자리를 잡아 중소상인들의 고충을 함께 나누며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부인 김경란 여사의 알뜰한 내조가 적잖은 격려가 되었고, 무엇보다 노동자 중소상인 서민들의 격려가 그에게는 더욱 큰 힘이다.

 

 

 

그가 펴낸 책 제목이 신기해서 들어본즉, 아버님의 "대학은 영철이를 보내야 한다"는 말에 형님이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던 그때, 초등학교때부터 형을 언니라 불렀던 대로 "언니, 미안해"라고 외쳤던 집안 내력이 담겨 있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을 마다한 채 노동현장으로 내려가 노동자의 길을 걸었으니, 이 또한 부모님에게는 불효였을 터이다. 지금도 부모님은 여전히 불안정 노동으로 고단한 서민의 삶을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석위원장은 다름아닌 <우리 노동자 서민의 자식>이었다.

 

 

 

 이 자리에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전대표,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정영주 창원시의원, 이종엽 창원시의원, 이흥석 전마창노련의장, 반송성당 신자분들, 고려대 동문들, 반송시장 상인분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창원시민 등을 비롯해 많은 동료 지인들이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저서 출간을 축하해 주었다. 석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웃과 콩 한쪽이라도 나눈다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에서 일할 때에는 만날 수 없었던 분들을 많이 알게 돼 조그만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따뜻함을 주고받고 싶어 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며 출간 동기를 밝혔다. 어쩌면 그는 서민에게 다가가기를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탁 깨놓고 말하며, 우리 모두에게 화두를 던졌는지도 모른다. 

 

 

 

그가 공들여 쓴 책을 펼치니 <눈길을 끄는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다. 그것은 "나이 마흔여덟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깨닫는 중"이라는 말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깨침이자 자기 고백인 셈이다. 이렇게 석위원장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자세히 알기는 다름아닌 <언니, 미안해> 책을 통해서였다. 오랜 기간 준비한 사람만이 승리한다는 경구가 퍼뜩 머리를 스쳤다. 한 장 한 장 넘기노라니 참으로 놀랍다. 자주 얼굴을 보는 편인데도 시인조차 그의 진면목을 실상은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닌가. 나는  이번 출판기념회를 통하여 이처럼 진실한 사람들이 모인 민주노동당에 확신이 생겼다. 석위원장처럼만 하자고 감히 제언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