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들은 길 위에 남아 있다

2010. 1. 25. 06:26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3부·눈물젖은 낙동강을 노래하며

 

 

 

그리운 것들은 길 위에 남아 있다

 

 

무학산에 오르니 나를 일깨운 건

길마다 깃들인 추억이었네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 조심하며

앵지밭골을 거쳐 서마지기 정상까지

갔다가 섬들과 산줄기를 보고

소망돌탑 아래 개나리동산에 모여

시산제를 모두 함께 올리고

완월폭포로 하산하던 오솔길에서

하염없이 바라본 학봉이여

올곧은 심지처럼 의연히 솟았구나

내 고향 마산에 살부비며 살아온

지난 날이 사무쳐 걸음 멈추고

그리운 얼굴 그려보는 길손이여

둘도 없는 어머니의 사랑마저

보은하지 못한 채 보냈으니

호젓이 산길을 타며 회한에 젖는가

학봉 아래 완월동 옛 집터를

들러보는 이내 심사를 뉘 알랴

풍상을 겪으며 새하얗게 변해가는

저 바위봉우리가 무심치 않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