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너울 답사길 나는 무엇을 보았나

2009. 12. 2. 05:12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2부·더디 가도 따뜻한 진보가 그립다

 

 

 

한너울 답사길 나는 무엇을 보았나

 

 

그래, 보고 느낀 만큼만 알게 되지

이른 아침 빗 속을 달려간

전라도길 해남 대흥사 땅끝이랑

배를 타고 찾아간 보길도랑

온새미로 소식지에 깨알같이 담긴

우리 문화유산 참 소중했더랬지

 

그냥 바람쐬러 갔던 것은 아니야

아릿따운 산천도 둘러보고

내 발길 닿는 곳에 스며 있을

중생구제 선비정신 핏줄을 타고

조선의 얼을 깨우쳤던 거야

땅끝에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흩날리던 단풍잎에서 무얼 느꼈나

불상 조각 하나에 깃든 열망은

천고의 세월을 넘어 타올랐으니

유배지나 다름없는 그 섬에서

부용동 가꿔놓은 뜻을 뉘라서 알까

고산의 넋이 파도치던 보길도여

 

한너울이 있어 행복했던 하루였네

아이도 어른도 하나가 되어

우리문화 사랑을 불태웠던 그날

먼 길 달려온 피로를 달래고

회원들 눈빛 반짝이며 걸었다네

그래, 보고 느낀 만큼만 알게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