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봉화산 봉화제 동네안녕을 기원하다^^

2009. 10. 5. 22:30지역 문화행사 소식/문화읽기

추석 연휴 다음날인 10월 5일 오전 11시, 마산 봉화산 봉수대에서 <제18회 봉화산 봉화제>가 거행되었다. 매년 음력 8월 17일에 주민들이 모여 국태민안, 안가태평, 동네발전을 기원하며 열리는 이날 행사는 석전1동 청년회가 주최하였다. 신종플루 여파로 만날제가 취소돼 한가위 명절 즈음에 마땅한 행사가 없어 아쉬웠는데, 마침 무학산 줄기인 봉화산에서 산신제가 개최된다니 반가웠다. 동네 어르신들이 시작한 봉화산 봉화제가 어느덧 18년째가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근주향우회가 주관하다가 9회째부터 석전1동 청년회가 이어받아 진행하는데, 행사 규모는 크지 않고 소박하게 기원제 형식으로 지낸다는 얘기다.

 

 

 

 

 

봉화산은 석전1동 뒷산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낮은 봉우리이다. 동네 주민들의 접근성이 월영동 만날고개와 비슷한데도, 산은 산인지라 참여 인원이 많지 않은 편이다. 여기 봉화산 봉화제는 경건하게 기원제를 올리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민속놀이를 즐기는 조촐한 행사이다. 이날도 석전1동 청년회, 석전1동 주민자치센터, 시의원, 도의원, 주민 등이 자리를 함께 해 무학산 산신께 동네안녕과 주민발전을 기원드렸다. 평소 낯익은 얼굴들을 만나 인사나누고, 한마음이 되어 <봉화제 제단>에 큰절을 올렸다.

 

 

 

 

 

제관들의 간절한 기원제가 끝나자 동네주민들이 차례로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다들 <동네사람들>이라 옆에서 "어머니 고생했다 아들 잘 되게 해 주소", "사업 좀 잘 되게 빌어라" 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내년에 선거가 있고 또 신종플루를 의식해 동사무소에서 주민동원을 자제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래서인지 예년에 비해 적은 숫자로 산신제를 치뤘지만, 주민들의 자세는 여느 해 못지 않게 진지했다. 이렇게 봉화산 봉화제는 나름대로 뜻깊은 의식을 거행하였다. 주민들은 널찍한 터로 이동해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으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예전같으면 투호놀이, 훌라후프, 윷놀이 등을 함께 즐기며 신나게 놀았을텐데, 이날은 떡, 막걸리, 김치, 수육을 들며 환담하고 자리를 파하게 되었다. 그래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에게도 떡과 막걸리를 권하는 인심이 흐뭇했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마산전경>이 해맑은 가을하늘 아래 펼쳐져 있어 사진을 두어컷 남겼다. 봉화산에 정자가 새로 생겨 전망하기에 맞춤하였다. 산자락에는 정성들인 텃밭들과 개인 묘지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산길에 심궈진 코스모스, 금잔화, 참나무, 아카시아나무, 밤나무 등이 정겹게 다가왔다. 내년에는 좀더 활기찬 봉화산 봉화제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