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린 마산오광대 풍물굿 신명났다^^

2009. 8. 9. 04:22지역 문화행사 소식/문화읽기

1930년대 마산시 자산동에서 전승되어 오던 탈놀음인 마산오광대80년만에 되살아났다. 작년 8월 복원추진위(회장 이중수, 선유풍물연구소)가 결성돼 7과장 중 절반을 원형대로 공연함으로써 마산시민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8월 7일~ 8월 9일 3차례 창동소극장에서 <마산오광대 풍물굿> 공연을 선보였는데, 발디딜 틈 없이 가득 메운 관중들과 함께 놀이판을 즐겼다. 민속연희문화가 이처럼 크나큰 호응을 불러 일으키기는 참으로 오랫만이다. 마산의 문화콘텐츠로서 손색이 없게 뛰어난 기량을 지닌 다섯 광대를 비롯한 놀이패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다. 길놀이로 시작되는 마산오광대 공연은 창동 시내의 시민들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고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마산상권 살리기의 일환으로 창동 빈 점포를 활용하여 메가박스극장 지하의 소극장에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공연 전시 행사가 따라 펼쳐지고 있다. 이날 마산오광대 공연은 <창동소극장> 개관 이래 대박을 터뜨려 모두가 놀라워했다. 첫날 공연 이후 입소문을 타고 시민들이 또 대거 모여들어 휴가철을 무색케 만들었다. 제대로 된 놀이문화에 얼마나 목말라했기에 시민들이 이토록 열광했던 것인가를 생각하면 마산문화의 현주소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하늘의 춤, 땅의 춤, 사람의 춤을 풍물과 몸짓 그리고 춤사위로 펼쳐 보인 마산오광대 풍물굿은 신명이 넘쳐 흘러 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였다. 공들여 만든 탈들이 신기로왔으며 몸짓 하나하나에 스민 풍자와 해학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무지 더웠고 사람이 꽉 차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관람하지 못했지만, "타오름의 신명과 씻김"을 표방한 <마산오광대 되살림과 풍물굿> 제하의 이 공연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있다. 내용을 소개하자면 기존의 마산오광대 자료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① 오방신장과장: 오방신장이 패랭이를 쓰고 긴 소매 두루마기를 입고 황제장군부터 중앙에, 푸른 복색을 입은 청제장군이 동쪽에, 붉은 복색을 입은 적제장군이 남쪽에, 흰 복색을 입은 백제장군이 서쪽에, 검은 복색을 입은 흑제장군이 북쪽에 나와 선다. 그 다음 네 신장이 황제장군에게 절을 한 뒤, 타령 장단과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② 중과장: 고깔을 쓰고 소매에 홍백 끝이 달린 두루마기를 입은 상좌중이 먼저 나오고 뒤이어 송낙을 쓰고 장삼을 입고 염주를 건 노장(老長) 중이 타령 장단에 맞추어 나와 사방으로 돌아보면서 상좌중과 같이 한바탕 승무를 춘다.

③ 문둥이과장: 문둥이 1명이 평상복을 입고 한 다리를 걷어올리고, 왼손에는 북, 오른손에는 북채를 쥐고 험상궂은 문둥이탈을 가리고 타령 장단에 맞추어 등장한 뒤, 가렸던 손을 떼고 수그렸던 얼굴을 들고는 한바탕 타령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④ 양반과장: 청보양반, 차양반, 홍백, 눈머리떼, 턱까불, 초란이, 콩밭골손, 말뚝이가 차례로 타령 장단에 맞추어 춤추며 등장한다. 한바탕 춤춘 뒤에 청보양반이 “양반의 자식이란 선(先)은 어떻고, 후(後)는 어떻고…….” 하면서 말을 하다가 하인 말뚝이를 부르자, 말뚝이는 자기의 근본은 양반이라는 것을 5대조에서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의 벼슬한 것을 들어 설파한다. 그리고는 양반을 조롱하고 모욕을 한다.

⑤영노과장: 영노가 양반의 뒤를 따라다니니, 양반이 “네가 무엇이냐?” 하자, 영노가 “양반 아흔 아홉명을 잡아먹고, 너 하나가 있다는 말을 듣고 왔다.” 하니, 양반은 자기는 양반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는 자기는 개, 돼지 등 사람이 아닌 온갖 것이라고 둘러댄다. 영노는 그래도 잡아먹겠다고 한다. 양반은 어떻게 하면 될까 하다가 “나는 너의 할아버지다.”라고 하자, 영노가 “어찌 할아버지를 잡아먹겠느냐.” 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⑥ 할미, 영감과장: 할미가 영감을 찾아 돌아다니다 영감을 만났으나 영감이 젊은 작은 마누라를 얻었으므로 가정풍파가 일어난다. 영감이 작은 마누라와 그녀가 낳은 아이만을 좋아하므로, 할미는 샘이 나서 아이를 밟아 죽인다. 그러자 영감이 노하여 할미를 때려 죽인다. 그리하여 아들들이 나와 “살인자는 죽여야 한다.” 하고 자기 어머니의 초상을 치른다.

⑦ 사자무과장: 사자와 담비가 타령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며 나온다. 사자가 고갯짓도 하고, 꽁지도 젓고, 목을 움츠려 앉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서 춤을 추며 노는데, 담비가 사자 좌우로 돌아다니면서 약을 올리자 마침내 사자는 담비를 잡아먹는다.

 

사용되는 가면은 주로 바가지로 만들고 때로 나무로 만들기도 하였다. 이들 가면은 모두 턱이 움직이지 않지만, 그 중 ‘턱까불’가면만은 얼굴의 턱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오광대놀음은 타락한 중에 대한 풍자, 양반에 대한 조롱과 모욕, 남편이 첩을 얻음으로써 일어나는 가정비극, 문둥이의 원한 등을 다룬 것으로써, 다른 가면극들처럼 벽사진경에 그 의의가 있다. 

 

 

 

 

▲ 마산오광대 탈을 손수 제작한 장세근 선생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이날 공연이 한층 빛을 보았다

 

 

 

 

 

마산오광대 복원추진위 이중수 회장과 멀리 서울에서 온 연극영화과 고등학생들이 창동소극장 앞에서 찰칵 기념사진을 남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