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달천계곡을 만나고 나서^^

2009. 9. 21. 17:05산행기/답사·산행·동문

어제 일요일 오후 드디어 <천주산 달천계곡>을 알게 되었다. 창원시 북면 외감리에서 버스를 내려 죽 걸어 올라가니 입구가 나왔다. 외감리는 단감, 사과 등이 길가에 가득 달려 있어 풍경이 남달랐다. 논가에는 벼가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있었다. 마산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고향정취를 연상케 하는 마을길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곳 달천계곡은 샘솟는 물이 깊고 풍부해 여간해서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사방댐을 설치해 자연경관을 훼손한 것이 못마땅했지만. 이날도 계곡물가에 시민들이 삼삼오오 앉아 쉬는 모습이 한가로워 보였다.

 

 

 

 

 

 

달천계곡 등산로는 의외로 걷기 쉬운 <산림욕장>으로 가꾸어져 있어 놀라웠다. 유모차를 밀며 산보하듯 올라가는 가족도 보일 정도였으니. 곳곳에 쉼터도 많았다. 달천약수터에는 물뜨러 오는 시민들도 적잖았다. 나는 산길과 달천샘에 눈길이 끌렸다. 한참을 걷고 있노라물소리가 들렸다. 바로 거기가 달천샘 상류이자 발원지였던 것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유배지였다는 말도 있다. 쉬엄쉬엄 산길을 걷는 묘미가 느껴졌다. 건너편 산능선에도 길이 나 있었고, 함안 농바위 쪽도 한눈에 들어왔다. 수짓벽이 1백미터나 된다는데 언제 가 볼 작정이다. 등산은 꼭 정상까지가 아니라도 좋았다. 산을 끼고 살아가는 삶을 둘러보고 또 산의 소중함을 실감하면 족한 것이다. 산림욕장도 아득한 옛날에는 나뭇꾼길이고 짐승들이 다니는 숲속이었을 것이다.

 

 

 

 

 

 

 

산중턱에서 진달래 능선을 만났는데 향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었다. 산길을 걷다 진달래가 핀 꽃터널을 만다면 가히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달천계곡 끝 능선에 다다라 <천주산 전망대>로 향했다. 창원, 함안, 진해, 마산 방면이 두루 보였다. 길가에 돌탑이 비원처럼 서 있어 인상깊었다. 사진을 몇 컷 찍고 너른바위에 앉아 쉬다 만남의 광장으로 내려왔다. 어느새 날이 어둑해져 가고 있었다.

 

 

 

 

 

 

 

 

만남의 광장으로 해서 <천주암> 방향으로 하산케 되었다. 중간의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후렛쉬 불빛을 비추며 조심스레 내려와야 했다. 고운 반딧불이 날아디니고 있는 정겨운 산길이었다. 조계종 말사인 천주암 암자에 들러 저번에 인사한 스님과 차라도 한잔 나눠야 할텐데 아직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가 보다. 그 절은 예나 이제나 변함없이 천주산 중턱에 둥지를 틀고 앉아 산에 드는 이들을 눈짓으로 반겨맞아 주고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불교 도량으로서 맞춤한 곳이라 생각되었다.

 

 

 

 

 

 

 

과연 산은 나에게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해 본다. 휴식의 공간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삶의 장소가 아닌가. 겉으로 보기보다 천주산 달천계곡은 길었고 산타는 묘미도 있었다. <가지 못한 산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만큼 천주산도 깊숙한 비경을 간직한 명산이었던 것이다. 지도를 찾아보니 제2금강산-천주산-농바위-작대기산-달천계곡 코스로 종주를 해야 제대로 둘러볼 수 있는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