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소방관의 슬픈 이야기

2009. 8. 2. 03:01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1부·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어느 한 소방관의 슬픈 이야기

 

 

막걸리 한잔 마시고 귀가길에

오래 전 국어강의를 들은

학원생을 만나 악수하였더니

 

젊은 그의 오른 손은 의수였다

소방공무원으로 일하다가

화재 진압때 다친 흔적이었어

 

그래 회포도 풀 겸 선술집에서

살아온 얘기를 서로 나누며

장비 탓 곰곰이 따져보았댔지

 

눈 앞에서 숱하게 죽어간 이들

남의 일 같지 않게 떠올라서

내 머릿 속에 맴돌던 날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