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와 한국 민주주의- 마산의 첫 토론회에 참석하고^^

2008. 7. 24. 09:45타는 목마름으로/촛불문화제


 

 

 

 

 

 

 

 

 

 

 

 

 

 

 

 

요즘 촛불집회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2달여간 진행된 촛불집회의 향방을 짚어볼 시민토론회가 필요한 시점이다. 7월 23일 저녁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촛불집회와 한국 민주주의> 토론광장은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마산YMCA/ 마창진참여연대/경남도민일보 공동주최로 3시간 동안 진지하게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김재현 경남대교수의 사회로 고병권 수유+너머 추장의 강연과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획취재부장, 이인안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 이옥선 마산시의원의 토론과 방청시민들의 질문 순서로 이어졌는데 토론회의 열기가 뜨거웠다. 새로운 사회현상인 촛불집회를 이해하고 실천적 지식인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한국 민주주의를 진일보하는 계기로 삼자는 취지였다.

 

강연에서 고병권 추장은 촛불은 10년간 한국사회의 변화와 연관돼 있으며 신자유주의 노선은 변함없고 다만 속도의 차이라 지적해 주목을 끌었다. 사회권력의 척도인 "주변인"은 바로 사회양극화의 산물로서 누구나 소외를 경험해 왔다고 언급했다. 그 결과 국민의 "불안"심리는 가중되었고 MB정권의 미친소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시위는 대중이 "정책시민화"되고 "집단지성"으로 표출되었다고 진단했다. 민심을 제대로 알기 위해 현장세미나도 가졌다는 "수유+너머"는 정치체제 의견나눔의 사회과학 연구공간으로서 일종의 대안담론이기도 한 셈이다. 강연회 자료집에 <추방된 자들의 귀환-2008년의 촛불시위>와 <불안시대의 삶과 정치> 두 편의 소논문이 실려있어 이해가 한결 수월했다. 신자유주의 즉 시장만능주의의 희생양인 86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거론하며 한국사회의 "주변인"들이 느끼는 대중의 "불안"을 온오프라인 직접행동인 촛불로 연관시켜 분석한 그의 논지는 독특했고 또 인상깊었다.

 

토론1)에서 김주완기자는 촛불집회의 배경에 신자유주의 통치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과 진보개혁 세력에 대한 실망이 동시에 깔려있다고 보고, 2개월이 넘도록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답답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토론2)에서 이인안 마산YMCA 위원은 '촛불, 쉽게 꺼지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저항과 축제의 촛불집회는 집단적 학습공간이며 명박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표출로 보았다. 토론3)에서 이옥선 마산시의원은 '촛불정국과 진보정당의 과제'를 쇠고기 협상에 대한 평가 및 정책적 대안제시와 향후 다양한 시민활동과 일상적 생활정치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방청석 질문이 꽤 진지해 주목을 받았는데 영어교사, 기업인, 노동자 등 3분이 각자의 심경을 밝히고 '국민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자문하며 '창의적 돌파구'를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고병권 추장은 '자기 삶의 결정성'을 확립하는 촛불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하며 이제 주변을 봐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마산에서 개최된 첫 촛불토론회는 촛불집회의 의의를 살펴보고 향방도 짚어보면서 한국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집단지성의 표출로 주목할 만했다. 이후 지인들과의 뒷풀이 자리에서 촛불토론은 밤늦도록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