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문고 입점반대 마산서적상조합 소상공연합회 집회열다^^

2008. 7. 5. 06:08더불어 사는 세상/시민사회


 

 

 

 

 

 

 

 

 

 

 

 

 

 

 

 

 

 

 

 

대기업 영풍그룹이 마산대우백화점 지하2층에 대형서점 <영풍문고>를 개점했다. 전국적으로 대형매장 입점저지 열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7월 4일 문을 연 대형서점에 대한 <마산서적상조합>과 <마산소상공연합회>의 반대 움직임도 거셌다. 이날 대우백화점 앞에서 오후 4시께 개최된 규탄집회는 중소상인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가를 충분히 가늠케 하였다. 이경식 조합장은 "영세상인, 서적상조합, 소상공연합회의 생업이 걸린 일인데, 3~4달 전부터 입점을 반대해온 영풍문고가 발을 들여놓다니 비통한 심정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팔순노모도 자식 생계가 걱정돼 이 자리에 나왔다. 영세상인 다 죽이는 대형매장을 결사반대하는 소상공인들의 피끓는 아픔을 대우 1700 가족들은 알아달라."고 분개하며, "대형자본 입점규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또 "주변서점을 애용해 달라"는 간곡한 호소도 덧붙였다. 그리고 절절한 구호가 울려퍼졌다. "영세상인 다 죽이는 영풍문고 당장 문닫고 철수하라", "대형매장 입점시킨 대우백화점은 각성하라" 고 마산 50여개 서점 중소상인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동안 생업에만 매달려 온 중소상인들이 이렇게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게 된 이유는, 대형문고 하루 매상을 영세서점 하루 매상을 다 합쳐도 못따라갈 뿐더러 앞으로 살 길이 없게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집회를 마치고 대우백화점 지하 2층을 통째로 차지한 영풍문고에 손님 자격으로 둘러보겠다고 하자 약간의 마찰이 발생했지만, 머리띠를 풀고 구호를 외치지 않기로 하는 선에서 합의돼 매장을 두루 살펴보았다. 무언의 항의이기도 한 셈이어서 신경전이 펼쳐졌다. 매장 밖에 다시 모인 집회대오는 대우백화점을 빙 돌며 영풍문고 철수를 요구하는 홍보전을 전개하며 이날 행사를 평화롭게 끝마쳤다. 지역의 언론사 취재열기도 뜨거웠고 경찰도 적잖게 출동했다. 대우백화점은 아연 긴장해 불상사를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분명한 것은 민주노동당 마산시위원회 문순규위원장의 지적처럼 "소상공인들이 중산층인데 중산층이 몰락한 사회는 정상적 사회가 아니며, 중소상인이 무너지면 마산경제가 무너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대형매장 진출을 규제해야 되고 대우백화점의 각성도 촉구하게 된 것이다. "10대 90"의 극단적인 사회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천부인권이기도 한 "생존권"을 박탈당해야 한다면 어느 누가 반대해 나서지 않겠는가고 자문해 본다. 물론 중소상인들도 자구책을 강구해 대형매장과의 경쟁에 대처하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연찮게 이날 집회를 취재하게 되었지만, 마치고 나서 "상생의 길"이 뭐 없을까 생각하며 한편으로 씁쓸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지자체와 시민사회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대형매장, 재래시장, 중소상인 등으로 표현되는 작금의 난제를 "공존"의 관점에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