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광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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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 미 항공모함이 웬말이냐
부산항에 미 항공모함이 웬말이냐 부산항에 들어온 미 항공모함에 부둣가에서 화염병을 던졌던 소설 속의 그 청년이 생각난다 아메리칸 드림 환상에 씌여 지냈던 지난 시절의 미국이란 나라 김재규 의사를 구하러 올 거란 풍문을 믿었던 80년 광주의 기억 미문화원을 방화하고서야 서서히 깨져나간 미 제국의 허상들 88년 조국통일투쟁때 터져나온 양키는 가라 외쳤던 자주의 함성 오랜 금기를 깨고 등장한 반미 지금이야 전쟁광 미국을 반대하는 집회가 곧잘 열리고 있지만 남정현의 이산하의 같은 문학작품 하나 귀했던 시대 산화한 열사들을 잊지 말아야 하지 또 다시 가을 태풍처럼 밀려오는 한미해군 훈련차 입항한다는 미7항모 핵추진 항공모함 레이건호 북핵저지인가 전쟁책동인가 조금이라도 징후가 보인다면 전술핵으로 선제공격하겠다는 북..
2022.09.15 -
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난 젊으니까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를까 국군포로도 돌아오는데 40년 전 해직 그날 짧았던 교단으로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 난 실력이 있으니까 무얼 해도 살겠지 산전수전 부대끼며 민중시인의 꿈은 이루어왔건만 세상을 바꾸자는 오랜 염원은 통일만큼 아직 멀고 험하다 난 젊으니까 그 말이 무척 궁금하다던 집사람 명자꽃에게 80년 광주 이후 불어 닥친 칼바람 속에 짤린 아픔을 쉽사리 얘기 못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왜 교사시절이 짐 꾸리던 신지도가 문득 나를 부를까 후회는 없거늘 난 여전히 젊으니까
2020.06.27 -
나도 외친다 그 사람을 단죄하라
나도 외친다 그 사람을 단죄하라 살인마 전두환을 저격하는 영화 <26년>을 봤다 재산이 29만원이라 사기치고 활개치고 다니는 독재자의 뻔뻔한 얼굴 땡뉴스 TV를 누구라도 깨부술 만하다 먼훗날이 되어 가슴에 사무친 한은 부모 형제의 핏값으로 복수극을 펼쳤다 그때 그 자리 악몽의 ..
2013.08.22 -
내 가슴에 피는 붉은 꽃
내 가슴에 피는 붉은 꽃 꽃잎, 봄비에 젖다 오월의 장미 핏빛 붉은 꽃이 불현듯 떠올랐던 80년 빛고을 내가 본 핏자욱 꽃잎, 영화 속에서 미친 소녀가 울부짖던 그해 항쟁이 끝난 이후 나의 인생도 바뀌어 버렸다 세월은 흘렀어도 첫 마음이란 시들지 않았다 다시 오월이 오면 되살아나는 ..
201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