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이 없다 해질무렵 새들도 무학산 너머 둥지로 날아가건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돈벌러 객지로 떠도는 이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이들 얼마나 많은가 지상의 방 한칸마저 없이 사는 가난한 사람들 뉘 탓이랴 한데 어울려 둥지찾아 비상하는 새들이 부러운 적이 언제 ..

그에겐 죽음도 저항이었다 노모와 단둘이 몸누일 지상의 방 한칸 그마저도 재건축에 밀려 강제집행 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빈집을 전전하다 한강에 투신한 박씨 그의 죽음 앞에서 관할구청도 서울시도 대한민국도 책임을 져야 하거늘 난쏘공의 비극은 어제도 오늘도 끊임없이 계속되는..

흰눈도 누군가에겐 고통일 것 눈 속의 겨울나무를 보면 내 가슴은 시리다 최저임금 1만원도 못받는 청년층 알바나 등외국민 농민이나 거리로 내쫓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대형마트에 밀리는 골목상권 영세상인이나 고단한 노점상이나 떠도는 실업자 노숙자나 가릴 것 없이 몸도 마..

까치집도 시인의 이웃집이라 까치는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시인은 저 까치집 아래 오두막을 거처 삼고 올 겨울 추위를 피하련다 산중살이가 맞춤해 텃밭이랑 은행계곡이랑 둘러싼 대나무숲이랑 개구쟁이 길냥이들이랑 새들이랑 멧돼지랑 어우러져 더불어숲이 되었다 지상의 방 한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