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3)
-
겨울 억새꽃 휘날리는 길에서
겨울 억새꽃 휘날리는 길에서 오늘 내가 걷는 이 길도 앞서 간 사람들이 헤쳐나갔던 길이지 분단된 산하에 모진 독재에 맞서서 시대의 새벽길을 열어갔던 숱한 이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가자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아프더라 우린 잊고 살지 않는가 붉은 담 하얀 벽 창살에 ..
2019.12.17 -
구절초에 띄우는 내 마음
구절초에 띄우는 내 마음 폐암자 가는 길목에서 만난 하얀 구절초 무학산 산국이어라 비바람 속에도 고운 빛깔을 잃지 않고 길손을 반겨주는가 비빌 언덕조차 없이 사는 나날에도 내 마음이란 무소유를 그리워했건만 자본에 길들여진 탐욕을 버리지 못한 지난 세월이 안타까워 그저 피..
2019.09.23 -
다시 겨울 속의 봄을 부르며
다시 겨울 속의 봄을 부르며 은행잎을 밟고 가는 것도 내겐 아픔이었음을 하물며 투쟁의 그 거리 창동 자정 넘은 시각 호젓이 걸으며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민중시인한테야 아픔 없이는 사랑도 분노도 촛불도 타오르지 않아라 고단한 노동의 하루가 무심히 흘러가도 반드시 찾아오리라..
201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