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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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쑥부쟁이꽃
한여름밤의 쑥부쟁이꽃 입추를 앞둔 토요일 쑥부쟁이 하나 텃밭가에 피었구나 집 나서다 마주친 밤에 핀 저 꽃 왠지 잠 못 이루는 밤 시인의 심사처럼 뜬 눈으로 밝히는가 밤하늘에 뜬 달을 찾는 이 귀하듯 산길도 아닌 골목길 한켠에 얼굴내민 작은 꽃에게 눈길주는 그 한 사람 드물지 않더냐 시대의 감옥살이에서 야생초를 그리고 편지를 부친 양심수들 사색의 흔적들이 되살아 오는 듯 함께 맞는 폭염 속에 의연히 솟은 쑥부쟁이꽃 한 송이 내겐 길동무인 양 말을 건네어라
2022.08.06 -
잠 못 이루는 가을 태풍전야
잠 못 이루는 가을 태풍전야 저 귀뚜라미는 밤새 울고 길냥이 둘 먹이찾아 시인의 집 골목에 빈집 담 위에 앉았구나 한밤중에 일어나 태풍 링링 기상속보를 눈여겨 보다가 추석 선물들 분류일에다 배달물량 걱정에 쉴 틈 없는 택배노동자 새벽일 나가는 알바 플랫폼 노동자 대리운전 노..
2019.09.06 -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사람들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사람들 어느새 벚꽃이 피었구나 민들레도 냉이꽃도 산에 들에 수놓았는데 다시 아리랑고개를 우리시대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사람들 돌아보느라면 얼마나 많은가 말이야 바람결에 봄은 내 얼굴에 와 닿건만 일거리 없는 이들 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 작물 갈아엎는..
2019.03.22 -
진보장미 한송이가 그리운 날에
진보장미 한송이가 그리운 날에 자정 무렵 골목길 들어서다 마주친 장미 꽃송이 문득 장미대선 촛불대선 5.9대선 그날이 생각나 문재인 정부 한돐 적폐청산 남북정상회담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 하나되는 한반도 부디 성공하기를 바라며 민생을 살려야겠네 민주정부가 성공할라치면 진보..
2018.05.11 -
겨울밤 호젓이 길을 걸으며
겨울밤 호젓이 길을 걸으며 너는 모르지? 내가 왜 달을 보는가를 모두가 잠든 시각에 밤길을 걷는가를 뉘 있어 알랴 잠 못 이루는 저 달 꼭 내 마음 같아 목에 건 카메라로 살포시 담아라 지금 한뎃잠 뒤척이는 노동자 노숙인 남 같지 않아 새벽이 동틀 때까지 밤새 곱씹어 보는 평등한 세..
2013.01.25 -
옥탑방에도 눈꽃은 피건만
옥탑방에도 눈꽃은 피건만 내일 모레가 입춘인데 올 겨울 마산은 눈 구경하기 힘드네 서울은 영하 17도 55년만의 한파에 함박눈이 내렸다지 밤새 내린 눈은 옥탑방에도 쌓여 잠 못 이루는 춥고 배고픈 이들 쓰라린 가슴을 얼어붙게 하는가 눈꽃을 피운 나무야 참 아름답건만 부대..
201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