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쑥부쟁이꽃

2022. 8. 6. 23:023부 함께 맞는 비

 

 

한여름밤의 쑥부쟁이꽃

 

 

입추를 앞둔 토요일

쑥부쟁이 하나

텃밭가에 피었구나

나서다 마주친

밤에 핀 저 꽃

 

왠지 잠 못 이루는 밤

시인의 심사처럼

뜬 눈으로 밝히는가

밤하늘에 뜬 달을

찾는 이 귀하듯

 

산길도 아닌 골목길

한켠에 얼굴내민

작은 꽃에게

눈길주는 그 한 사람

드물지 않더냐

 

시대의 감옥살이에서

야생초를 그리고

편지를 부친 양심수들

사색의 흔적들이

되살아 오는 듯

 

함께 맞는 폭염 속에

의연히 솟은

쑥부쟁이꽃 한 송이

내겐 길동무인 양

말을 건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