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하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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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리꽃 핀 작은 계곡가에서
산나리꽃 핀 작은 계곡가에서 장맛비 그치고 명자꽃과 산중 텃밭에 갔더니 지리산에서 본 그 꽃 작은 계곡가에 핀 황톳빛 산나리꽃이 고와라 왠지 꽃넋들같아 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못잊을 얼굴들 이 산하에 스러져 간 통일전사들의 비원일랑 언제쯤 이뤄지려나 능소화 수국 여름꽃보다 내 가슴에 품어보는 저 꽃에 깃들인 숱한 사연이야 누가 알까 못다 한 조국사랑 못다 이룬 꿈이 애달파 오래 눈길주노라
2020.07.05 -
빼앗긴 들에도 가을은 왔는가
빼앗긴 들에도 가을은 왔는가 가을 축제의 계절이다 마산 오동동에도 국화축제 현수막이 걸렸다 어시장 장어구이거리 창동 오동동에서 열리는 150만 인파가 찾을 마산의 대표축제 맞나 전국 곳곳에서 흥청거리는 축제의 나날에도 수확이나 결실조차 없는 사람들 생각노라면 과연 가을은..
2018.10.13 -
남도의 4.3꽃을 기억하시나요
남도의 4.3꽃을 기억하시나요 오늘 아침에 저 꽃 보았네 핏빛 붉은 꽃 동백꽃 제주 4.3 70주년 못 다한 항쟁인 양 봄바람에 피어났는가 한라산 유채꽃도 아픈 상처를 보듬고 이 산하에 솟아났는가 풀지 못한 한들이 조국통일의 비원이 알알이 맺혀 내 가슴에 사무치는가 억울한 죽음들 비명..
2018.04.03 -
참된 봄을 부르는 빗 속에서
참된 봄을 부르는 빗 속에서 부슬부슬 봄비가 내린다 내 모자 위에도 무거운 배낭 위에도 빗방울이 맺힌다 우산을 꺼내지 않은 채 빗 속을 걸어가며 경칩날 봄을 맞는다 빈 손으로 홀가분하게 다시 시작해야겠지 길바닥에서부터 민중의 언어로 시를 쓰야 할까 부다 바람부는 거리에서 촛..
201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