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텃밭(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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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언제 저기 싹이 돋았나 텃밭 구석에 핀 저 연보라빛 고구마꽃 생명의 신비이런가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줄 고운 꽃 한송이 화분에 옮겨 심으리 비워주어야 할 명자꽃 동네텃밭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찬거리도 되었던 위로의 작은 공간에 억세게도 살아 피었거니 왠지 길 위의 사람들 끈질긴 삶 같아 내 마음은 애잔하여라
2022.11.01 -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귀뚜라미가 울어 쌓는 밤 동네텃밭 담벼락에 여주가 노랗게 달렸구나 씨뿌린 작물은 저렇게 잘도 여물어가건만 잔인한 올여름을 지나 우린 가을로 접어드는가 폭우에 패인 상채기들 채 아물기도 전에 추석 명절은 다가오는데 코로나 재유행 기상이변 속에서 걱정이 태산인 사람들 쓰라린 심정을 그 누가 알아주려나 먹고 사는 일에 부대끼며 아픈 몸 이끌고 오늘도 생활전선으로 나가는 소상공인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 흘린 땀방울이 빛나는 세상은 언제일까 갈라진 산천 곳곳에 성난 아우성소리 잠 못 이루는 밤을 울리네
2022.08.13 -
장맛비 속의 텃밭가에서
장맛비 속의 텃밭가에서 새벽부터 장맛비 내리고 텃밭도 해갈되겠네 가문 대지를 적시는 단비 아직 피해는 없겠거니 3배로 뛴 채소류 안오른 게 없는 물가고 장보기 겁난다고 주부들은 아우성이지 모심기철 올 농사는 과연 제값받을까 걱정일세 농정 예산은 깎이고 적자농사 한숨짓건만 스마트팜만 요란하구나 동네 공터를 살려 텃밭 일구는 그 마음이 살림에 보탬이 될까 땅과 말하는 아낙 치유의 힘이 있다지 새들도 벌들도 날아드는 동네텃밭을 대하니 장마철이 가뿐해져라
2022.06.24 -
내 마음의 봄은 아직 멀다
내 마음의 봄은 아직 멀다 민들레 피는 봄은 왔건만 보릿고개가 닥쳤구나 끝모를 코로나 재앙 앞에서 죄없이 죽어간 사람들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 보상이란 이루어졌는가 50만명 확진 정점을 찍는다는데 과연 그럴까 거리두기 조치에 자영업자는 파산지경 대선 이후에도 나아질까 없는 살림들은 생존조차 위태롭건만 불평등 세상을 바꾸자는 진보정치는 미약해 걱정이 앞서는 오늘이구나 모처럼 단비가 내려 동네텃밭에 감자를 심고 코로나 블루를 떨쳐 보지만 내 마음의 봄이 아니네 TV 땡뉴스는 아예 꺼버리고 한산한 밤거리 걸으며 동네한바퀴나 돌아볼까 오늘밤도 잠 못 이루겠구나
2022.03.15 -
일요일엔 텃밭을 일구고
일요일엔 텃밭을 일구고 옛 중성동 빈터를 일궈 동네텃밭을 만들고 상추 치커리 오이 호박에다 가지 방울토마토까지 심고 거둬서 찬거리하고 장마 지나고 폭염 속에 낫들고 잡초 뽑는 일요일은 쉬는 날이다 코로나 3단계가 임박한 마산에도 문닫는 소상공인들 심정 쓰라리다 산중텃밭에 갔다가 무학산 서원곡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 풍경도 오랫만에 보고 시인의 집에 와서 명자꽃은 저러고 있다 오동동 하루 생업이야 어쩔 수 없이 공치고 스트레스도 풀 겸 텃밭 가꾸기에 공들인다 귀한 꽃을 화분에 심어 놓으면 어느샌가 누군가 가져가도 또 다른 꽃을 심곤 한다 어느샌가 배롱나무에 꽃은 활짝 피었건만 우린 작년보다 힘든 여름을 아슬하게 보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페이스북으로 소식을 보고 듣는 일상 속에 유일한 취미가 텃밭..
2021.07.18 -
없는 살림에 총각김치 담그고
없는 살림에 총각김치 담그고 인적드문 밤거리에 불마저 꺼진 코로나 2단계 마산 오동동 길거리장사도 쉬는 날 초겨울 바람은 차가운데 명자꽃이 총각김치를 담그네 황토밭 가을무 햇고추가루 찹살풀 생강 마늘 매실액기스 통깨소금 새우젓 멸치젓갈 김장 재료가 참 많기도 하지 한통은 동생네에 주고 오늘 저녁 찬거리로 먹어보니 파는 김치보다 한결 맛있네 조상들의 슬기가 배인 김장 풍습을 건너뛰지 않고 빈집 손봐서 이사간 좁다란 마당가에서 양념하는 저 풍경이 왠지 정겨워 없는 살림에도 카드 긋는 씀씀이를 알 것도 같더라 집 앞 동네텃밭 배추는 뽑아서 겉절이 김치담고 시래기도 만들어 걸어놓았네 하룻일 못해도 집안일 밀린 것들 정리하는 시간 총각무김치 솜씨가 인상깊어라
2020.12.01 -
동네텃밭 일구는 풍경
동네텃밭 일구는 풍경 옛 중성동 골목길 빈집 옆 공터 동네텃밭 하나 일궈가는 저 손길이 영판 농사꾼이네 상추 열무 호박 치커리 고추 깻잎 쪽파 배추까지 찬거리가 푸짐하구나 석전 양덕 회원 몇 차례 이사다니며 작은 텃밭을 가꿔왔던 마음 도시농업이 예 있네 창동예술촌에도 생명의 텃밭 공동체를 만들면 찾는 시민들 얼굴이 활짝 피리니 명자꽃이 부럽네
2020.08.16 -
초겨울 텃밭가에서 맞는 11월 13일
초겨울 텃밭가에서 맞는 11월 13일 어제 하루 임항선 토론회 마치고 동서미술상 수상식에 갔다가 술깨고 일어나니 새벽 네시구나 찬바람 부는 길 위에 잎들 지는데 동네텃밭 배추 파는 쑥쑥 자라 닥쳐온 겨울과 맞서라 말하는가 도라지 담근 술로 기침을 달래고 내 블로그 이웃 댓글 올려주며 스스로를..
200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