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4)
-
새벽길에 내가 만난 풍경들
새벽길에 내가 만난 풍경들 불종거리 너머 해뜨기 전에 동네 한바퀴 돌아보면 새벽을 여는 사람들 환경미화원노동자 일하고 손수레 끌며 박스 줍는 노인네 굽은 허리 보이고 어시장엔 노점을 펴고 불켜진 곳은 24시 편의점 알바는 밤새워 지키고 식당주인은 장보러 나가고 오동동엔 소녀상 홀로 겨울 찬바람 맞으며 섰고 3.15기념관 건물공사 건설노동자는 작업중이고 까치는 울며 날으고 길냥이는 골목길에 앉았고 비둘기는 먹이찾고 잔가지친 겨울나무들은 봄을 기다리며 섰어라 없는 살림들은 저마다 제수용품 물가 오른 설 차례상 차릴 걱정에 잠 못 이뤄 뒤척일까 소상공인은 대목장 경기가 영 말이 아니라 한숨짓는 설 명절 코앞 새벽길 생활의 하루가 시작되고 고달픈 얼굴들 어른거려라
2021.02.08 -
봉선화에서 커피 한잔 시켜 놓고
봉선화에서 커피 한잔 시켜 놓고 봉선화 주점이 카페로 바뀌었네 창동 오동동 커피숍 많은데 옛 중성동에도 또 개업했구나 하긴 사랑이 그린 세상 정원이 잘 가꾸어진 곳이라 창동예술촌 찾는 사람들 낮으로 밤으로 들르는 명소더라 개업날 카푸치노 한잔 시켜놓고 사진 몇 컷 찍었네 자영업 무얼 해야 살까 내 딴엔 궁리도 해 보면서 주인장이 돌리던 떡도 먹었네 동네 한바퀴 하다 보면 스타벅스 대형커피숍 소리없이 들어서 있어 내심 놀랬고 창업했다 폐업했다 반복하기는 식당 주점처럼 애닯건만 그만큼 커피 인구가 많다는 건가 80년대 다방 전성시대가 이곳 마산에도 돌아온 것일까 시인의 집도 북 카페로 새로 꾸며야 할 때가 되었나 남몰래 머리 속에 그려보았다네
2020.07.14 -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할까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할까 동네 한바퀴 휘젓고 다니던 녀석 중성동 시인의 집에서부터 창동예술촌 골목길 오동동 문화의 거리 수레밑 통술골목 일대를 뛰놀던 어린 길냥이 개구쟁이 그만 봉선화 찻길에서 치여 갔구나 방에서 나를 깨물고 명자꽃과 장삿일 마치면 골목길에 마중..
2019.06.23 -
작은 동네가 맘에 드는 이유
작은 동네가 맘에 드는 이유 골목길 돌아나오다 마주친 어린 나무 한 그루여 새잎이 피고 가시 달렸네 담벼락 아래 돌무더기 틈에 누가 심구어 놓았을까 그 마음 아련히 떠올라라 돌밭 동네 한바퀴 둘러보니 집집마다 나무들이요 빈 터에 텃밭들 일궜구나 재개발 되는 날이면 사라져 다시 보기 힘들 ..
201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