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그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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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풍경이 아니다
그때 그 시절 풍경이 아니다 연일 폭염인데 저건 뭐지피난시절도 아니고길 위에서 동냥을 하질 않나지나치는 사람들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비정한 도시의 그늘 아닌가새벽 인력시장도일거리가 없어 되돌아오고생존을 위해 나앉은헬조선의 풍경이 아닌가 위기발굴 긴급복지도 비껴간한 사람이 위험하다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처절한 몸짓 앞에서사랑도 자비도 휑한 거리 메말라 버린 팍팍한 인정들각자도생의 삶이 부끄러워라어제도 오늘도 그 자리에누웠다 앉았다 하는 그희망이란 어디에 있는가
2024.06.17 -
한 자영업자의 죽음을 외면말라
한 자영업자의 죽음을 외면말라 도시의 그늘은 어디 쪽방촌 폐지줍는 노인 노숙자들 노점상만이 아니다 한해를 마무리할 해넘이에 오늘도 슬픈 소식이 뜬다 커피전문점 카페 사업하다가 빚에 내몰린 한 자영업자 일가족의 죽음 앞에서 참담한 심정이 절로 든다 코로나때보다 더하다는 체감경기 탓인가 시내의 빈 점포들 마주치면 왠지 가슴아픈 거리 650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쓸쓸한 얼굴이 떠오른다 올해가 저물어가건만 물가고 가계부채 민생파탄에 노동자 서민들 삶이란 비극이 끊이지 않는구나 벼랑 끝에 선 사람들 희망조차 아득하여라 전북 익산 일가족 사망 사건 어찌 도시의 그늘 아니랴 더불어삶이 각박해져 가는 각자도생 경쟁의 땅 내일은 슬픔이 다시는 없기를 두손모아 기도하며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친다
2023.12.16 -
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 찬 기운을 몰고오는 가을비 이른 아침에 까치가 울고 행여 반가운 소식이 올려나 괜스레 기다려지는 마음 꿈 속에 엄마가 선물 두 개를 갖고 여기까지 찾아왔더라 지상낙원이 아니라면 사는 것이 전쟁같은 이 땅 슬픔은 강물처럼 흘러 눈물이 마를 새 없는 내 나라 이태원 참사 1주기에도 특별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제 잇속 차리기에 급급한 양당정치가 정권을 바꿈한들 어디 노동자 농민 빈민 민중의 삶이 나아지던가 일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을 안전한 일터는 멀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구나 농사지어 제값받는 농정이란 어느 세월에 이루어질까 도시의 그늘 소외된 이웃들 일가족 비극은 끝없어라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노점상 먹고 살기도 빠듯하여라 사노라면 좋..
2023.10.20 -
우리를 슬프게 하는 풍경 하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풍경 하나 연일 폭염경보가 울리는 날 용광로 더위 속에 밭일하다 숨진 농민 소식에 마음도 우울해지는데 저녁 무렵 불종거리 도로변 상가 앞에 담요쓰고 자는 폐지줍는 저 할머니 저러다 온열질환 걸릴까 위태로운 휴식이어라 7말8초 휴가철을 맞으며 다들 계곡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난다건만 등굽은 할머니의 피서법은 늘상 끌던 손수레 옆에 놓고 점포 모서리에 누워 고단한 몸을 쉬는 것인가 어디 따로 쉼터가 있을 리도 만무하고 오고가는 사람들 눈길조차 주지 않는 도시의 그늘 마주친 삶의 풍경 하나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2023.07.30 -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그립다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그립다 오늘 하루 안녕들 하신가 새벽녘에 일 마치고 김밥 한줄로 허기를 달래며 도시의 그늘을 남모르게 돌아보아라 구걸하던 노숙자 객사하고 한뎃잠 초상화 화가는 술취해 비틀거리고 보따리 할머니는 은행에서 지친 몸을 누이고 거액을 빚진 자영업자는 어느..
201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