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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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시를 쓴 할매 할배들
난생 처음 시를 쓴 할매 할배들 할매 할배들이 시집을 냈다한글을 깨치고 쓴 가내겐 자못 경이로워라젊은 날 섬마을 국어교사 시절이오덕 선생이 펴낸책을 읽고 길을 찾았다 대학 강단의 모더니즘 문학허상이 부서지고 말았다독해를 하려면 써 봐야 한다고그 이후 작문을 가르쳤다경산의 '은빛나루 문해교실'이문맹이 된 어르신들맺혔던 한을 풀어 주었어라 "낙엽이 떨어져 바람인가했더니/ 세월이란다/세월 따라 눈물 흘렸더니/어느새 늙어 있더라/말로 우째 다 하노/눈물이 날라 칸다/마음에 구멍이 날라 칸다"- 윤복순 할머니 '낙엽' 늦깍이 시인이 여기 있구나삶의 노래가 시 아니랴이제 가슴 속에 오래 심어뒀던마음의 언어들이 살아새로운 꿈이 열리게 됐구나꾸밈없이 시로 함축된세상에 둘도 없는 시집 출간에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져라
2024.04.29 -
내 안의 우주를 깨치며
내 안의 우주를 깨치며 나락 한 알 속에도 우주가 있듯 한 사람 속에도 뭇 생명과 관계맺은 삼라만상이 살아 숨쉬거늘 우리가 몸담은 지구별에 해와 달 산 들 강 바다 새 물고기 짐승 산천초목 소중한 줄 모른다면 기후위기 재앙을 어찌 극복할까 환경 생명 평화를 노래하는 문화예술인들 기후행동을 실천하는 시민들 4대강은 흘러야 하듯 내 안의 우주를 살리는 길 아니랴 늦깎이로 깨치노라
2023.01.24 -
늦깎이 산행길에서 들며나며
늦깎이 산행길에서 들며나며 주말 도심 속의 산 팔용산을 올라보니 사람들도 많고 낮지만 소중한 존재였댔어 정인사 뒷길로 해서 한 발씩 내딛으며 정상까지 가니 한 눈에 들어온 풍경들이여 마산만도 공단도 내 품 안에 안겨와 얼굴 파묻었거늘 왜 이제사 찾아갔단 말인가 수원지 길에서 아는 이 만..
2009.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