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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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산 시산제 산행길에서
무학산 시산제 산행길에서 겨울산 바위길을 오르며 하 세월 버티고 선 굳센 심지 하나 보는가 뭇 짐승들이 지나다녔을 깊은 계곡 좁은 길 숲속의 비경 놀라워라 큰 바위 틈새 많기도 해 비박하기 맞춤하니 문득 산생활 그립구나 언 땅에 뿌리내린 나무들 참 단단하기도 하지 민중의 억센 삶들처럼
2011.01.24 -
대산 가는 길 나는 무엇을 보았나
대산 가는 길 나는 무엇을 보았나 겨울나무 숲 사이로 나는 걸었네 쌀재를 지나고 바람재를 지나 대산으로 오르는 주말 산행길에 잎들 다 떨구고 꽃눈들만 남긴 채 길손을 반겨맞는 진달래나무여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어날테지 흰 가지들과 함께 이 겨울을 나며 낙남정맥 오가는 이들 만나고 휘휘 ..
2009.12.27 -
겨울 제2금강산 산길을 가며
겨울 제2금강산 산길을 가며 새벽길 등산을 떠나 볼꺼나 아직 어두운 제2금강산 갈색잎들을 밟으며 올라라 담배 피우면 오래 못산다고 성화가 여간 아니었길래 큰맘먹고 배낭챙겨 나섰네 제선충 소나무 껍질 벗겨져 말라죽은 숲을 지나치며 호젓한 계곡길 바라보는가 나이테로 수령을 세어 보며 솔혹..
2009.12.13 -
겨울산의 밤과 아침 사이
겨울산의 밤과 아침 사이 칼바람 부는 깊은 산에서 갈 길을 잃었다 밤새 독감과 싸우며 비상용 침낭을 덮어썼다 불을 피울 수도 없으니 날 밝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얼음장같은 바닥에 누워 기침은 점점 심해졌다 구들을 달궈 산죽을 깔면 오죽 좋을까 봐 생각에 잠기며 얼핏 영하의 한뎃잠을 깨었다 ..
2008.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