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의 밤과 아침 사이

2008. 12. 27. 10:20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문예의 길 7부

 

 겨울산의 밤과 아침 사

 

 

 

칼바람 부는 깊은 산에서

갈 길을 잃었다

밤새 독감과 싸우며

비상용 침낭을 덮어썼다

 

불을 피울 수도 없으니

날 밝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얼음장같은 바닥에 누워

기침은 점점 심해졌다

 

구들을 달궈 산죽을 깔면

오죽 좋을까 봐

생각에 잠기며 얼핏

영하의 한뎃잠을 깨었다

 

햇살이 퍼져오르는 대지에서

언 몸을 추스르며

아무도 찾지 않는 쪽방같은

깊은 산에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