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숲속에서 보낸 하루

2006. 10. 5. 16:46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

 

 

가을산 숲속에서 보낸 하루

 

 

추석 연휴 첫째날 오랫만에

무학산 봉우리에 올라라

억새풀꽃 핀 산길을 지나서

 

동네 뒷산일지라도 단단히

배낭을 꾸리고 산에 드니

내 고향 풍경이 눈에 어리네

 

무덤가에서 다리쉼을 하며

저 아래 바다에 눈길주고

도시를 한바퀴 둘러보아라

 

밤송이들 깔린 숲속길에서

알밤도 줍고 영지도 캐며

호젓하게 자신을 추스르네

 

산꿩이 푸드덕 날아오르는

참나무숲 덤불을 헤치며

앵지밭골로 내려선 산행길

 

약숫물 마시며 되돌아보니

푸른 산줄기는 굽이치며

가난한 이웃들 품에 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