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옛 한일합섬터를 생각하며

2006. 9. 16. 01:43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

 

탁 트인 옛 한일합섬터를 생각하며

 

 

용마산 아래 공설운동장 가는 길에

한일합섬 자리 기억도 또렷하지

예전엔 거기가 보리밭이었더랬어

 

섬유노동자의 애환이 서린 곳이야

양덕천으로 물감을 푼 듯 폐수가

쏟아져 마산 앞바다로 흘러내렸지

 

세월이 가고 공장문을 닫게 되었어

8만 7천평 널찍한 터만 남긴 채

초가을 빗 속에 젖어 엄폐돼 있지

 

대형아파트 들어설 부지로 알려진

그곳에 5천평 대형유통점 건립을

추진중인 걸 토론회에서 알게 됐네

 

10년 전 유통시장 개방 이후 증가한

대형매장이 재래시장을 죽인 거야

중소형 점포의 매출이 뚝 떨어졌지

 

이제 외국자본까지 가세할 판이니

서민들 장사해 먹기는 힘들어져

대형유통점 저지대책위를 만들었네

 

마산시청에서 열린 토론회 마치고

우리 고장을 지킬 마음이 불같아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