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가서 떠오른 아픈 얼굴들이여

2006. 3. 11. 00:47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

 

문상가서 떠오른 아픈 얼굴들이여

 

 

빈소에 가면 낮은 곡소리 들려라

근조 봉투를 놓고 절을 올리며

영정을 보니 살아온 길 또렷하네

 

봄철이면 갑작스레 받는 부고장

오래 앓다 숨을 거두는 이웃들

슬프디 슬픈 소식 앞에 무릎꿇네

 

죽은 자와 산 자를 가르는 영안실

누구나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

오늘 내가 걷는 길을 돌아보아라

 

마지막 눈물 떨군 채 세상을 등진

이 땅 민중의 한은 얼마나 깊고

가슴에 사무치며 멍들어 갔는가

 

하얀 꽃들에 뒤덮인 빈소에 가면

고단한 삶의 흔적을 돌아보며

산 자들은 속으로 피울음 운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