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길에 핀 냉이를 생각하며

2006. 3. 7. 03:01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

 

 

언덕길에 핀 냉이를 생각하며

 

 

봄날이 오도록 잘 버텨주었네

작디 작은 야생초인 냉이여

돌보지 않아도 되살아났어라

 

골목을 돌아나올 때 눈여겨 본

초록빛깔 잎사귀 억척스레

언덕길 아래 무리져 피었구나

 

눈쌓인 봄산을 오르며 따 놓은

목이버섯을 주전자에 끓이고

냉이는 씻어 물에 담가 놓아라

 

산을 오르며 숲속길 들어서서

약초를 익혀가는 습관 들여

우리 땅의 소중함 일깨운다네

 

낮은 언덕길에 남몰래 피어난

냉이를 캐며 마음 설레이고

깊은 산 생존의 지혜를 배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