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 쌓인 봄산에서 부르는 노래여
2006. 3. 1. 13:32ㆍ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
흰눈 쌓인 봄산에서 부르는 노래여
3월 첫날 흰눈 덮인 저 산을 보아라
배낭을 챙겨 봉화산 오르는 길에
어린 쑥 자라나고 찔레열매 고와라
숲에 들어서서 만난 봄날 눈꽃이여
갈색잎에도 덤불 위에도 피어나
손짓하며 반겨맞는 벗의 얼굴인가
텃밭에 매달아 놓은 허새비 정겹고
새 잎들 싹틔운 나뭇가지 만지며
겨울을 난 깨알 사연들 헤아려보네
도깨비풀 어느새 바지에 달라붙어
끈질긴 생명을 새삼 깨닫게 하고
큰 바우 아래 앉아 술 한잔 마셔라
하얀 풍경들을 폰카로 연신 담으며
발걸음 가볍게 능선길에 다다라
담배 한대 피우고 바람소리 들어라
봉수대로 내려오니 등산객 하나둘
눈 쌓인 봄산을 놓칠세라 오르고
무덤가 절집엔 꼬리치며 개가 짖네
3월 첫날 하산길에 불러보는 그날
이 강산을 뒤흔든 함성을 그리며
오늘 내가 갈 길을 가슴에 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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