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한 원혼들이여

2020. 11. 23. 20:38제5부·여럿이 함께

 

돌아오지 못한 원혼들이여

 

 

단풍잎이 다 질 무렵

어언 70년 세월

숨죽여 살아야만 했던

피울음 삼켜야만 했던

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피해자

노인네가 된 유족들에게

이제서야 열린

과거사 재심 법정에서

무죄 판결이라니

 

국군 경찰에 남편잃고

미군에게 자식잃은

93세 황점순 할머니

소식을 듣자 내뱉은 말

"그래도 볼 수도 없다

아이가" 한마디가

돌아오지 못한

억울한 영혼들을

부르는 통곡소리이더라

 

경남도 합동추모제

진혼무에 깃든 한들을

언제나 풀 수 있을까

학살의 산들강바다

그날의 원혼들이

고향산천에 돌아올까

가슴앓이 긴 세월

기다림이 끝이 날까

통한의 역사를

곱씹어보는 오늘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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