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종거리 밤거리에 서서

2020. 10. 24. 21:50제4부·코로나 이후

 

불종거리 밤거리에 서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

주말이라 단풍객

산들에 가득하고 한라산엔

상고대가 피었다는데

불종거리는 은행잎도

노랗게 물들지 않았어라

슬픈 부고를 접하고

고 박순경 신학자

진보의 가치를 강조했던

평화통일운동가

당 고문의 명복을 비네

몸도 마음도

늘 깨어 있어야 하거늘

코로나 블루는

내게도 예외없어라

첫눈이 내릴 때쯤이면

한 권의 시집을

출간해야 되겠건만

사느라고 팍팍하구나

찬바람 부는 밤거리에서

남몰래 시를 쓰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