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기수선생의 죽음 앞에서

2020. 4. 18. 00:42제2부· 서러운 사람들의 하루




어느 장기수선생의 죽음 앞에서



는 노점 손수레를 끌며

생계를 이어갔다

평안북도 삭주가 고향땅인

고 허찬형 선생

한국전쟁때 낙동강 전투에서

부상당해 덕유산에 입산

지리산 경남유격대 투쟁 중

중상을 입은 채

수도산 중환자트에서 체포

1965년 대전형무소에서

15년형 만기출소

그는 전쟁포로였지만

빨치산이란 이유로

끝내 북으로 송환되지 못한

비전향장기수였다

분단의 한을 품은 채

통일산천을 못 본 채

그가 오늘 한생을 마쳤다

같은 노점상을 만나

가정을 이루어 남매를 낳고

출소 동지들을 보살피며

꿈에 본 고향을 그리워하였을

허찬형 선생 그가 

넘고 넘었던 생의 흔적이

4.16 세월호처럼

아프디 아픈 이 산하

잊지 말아야 할 꽃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