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텃밭이 때로 그립다

2019. 10. 11. 06:4015부·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산중 텃밭이 때로 그립다



한달 새 휩쓸고 갔던

세 차례 몹쓸 태풍에도

회원골 산중 텃밭

저 감나무 탱자나무

무사히 서 있구나


작은 계곡 나무다리도

큰 바위도 쓸려간

가을 풍경은

돼지열병 살처분처럼

자못 씁쓸하더라


들녘의 벼도 쓰러지고

과일도 떨어지고

채소도 흙탕이라지

김장배추값은

두 배로 뛰었다 하고


시장에선 채소가 없어

못 팔 지경이라지

서리내리는 환절기에

이재민들은

심정이야 오죽할까


팔도강산이 성치 못한

서러운 땅에서

도시살이에 부대끼면서

뙈기텃밭 하나라도

일구고 싶거니만


이른 아침 산길을 가며

바라보는 수밖에

오늘 고빗길만 넘기면

우리는 언제고 

고향땅에 가 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