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15. 01:21ㆍ8부· 작은 것에도 눈길을
다시 첫 마음을 부르고 싶은 날에
부산대 다닐 때 할머니 돌아가시고
남한산성 감옥에 갇혔을 때
아버지가 암으로 숨을 거뒀다
새천년 들어서 어머니마저 앓다
해직교사 복직도 못 본 채
큰아들 자식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날 이후 마산 상남성당 문을
두드렸고 교리반 영세 고민하다
요셉 이한기신부한테서
요한보스코 세례명으로 설레이며
첫 영성체를 받아 모셨다
신심단체 즐거움의 원천 레지오도
곧잘 참석해 성지순례도 갔다
지리산 함양 계곡 수련회도
따라가서 추억의 사진도 남겼다
집사람 안젤라와 함께
성모상 앞에서 인증샷도 했다
<시인의 집>미니점포도 차려
신혼살림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자영업 체질이 아닌지
상가도 팔고 빚만 떠안았다
명자꽃이 오동동 노점상으로
고단한 나날을 이어갔다
해당화 시인의 14번째 시집
<그 길에 길동무 없을 리 없고>를
출간한 게 성과라면 성과다
몇 차례 셋방을 옮겨다니다가
무학산 산중 폐가 오두막에
거처를 마련해 오르내리다가
겨우 시내 빈집에 둥지를 틀었다
이제서야 심신이 덜 피곤해져
양덕성당 남성동성당 저녁미사
안가도 5백미터만 걸으면
교적있는 상남성당으로
미사보러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베드로 대부와 같이
토요일 특전미사에 나갔는데
그곳의 나뭇잎들이 춤추며
돌아온 신자를 반겨맞아 주었다
내 사진은 안찍는 편이건만
왠지 이날만큼은 매일미사를 들고
사진 한컷 남기고 싶어졌다
농민주간의 최신부 강론도 좋고
낙태죄 관련 성체훼손 공지도
여성인권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열두제자를 파견한 날이라
종교의 역할도 되새겨 보았다
첫 마음을 첫 영성체를
다시 부르고 싶은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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